갱. 년. 기

by 제니포테토


2 -3. 갱. 년. 기


영원히 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마냥 젊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세월은 야속하게 흘러가기만 한다.

삶에서 피할 수 없는 두 번째 사춘기 '갱년기'

호르몬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시기를 일컫는다.

어찌 보면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노화의 한 현상이지만 그걸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갱년기는 잦은 감정을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크고 작은 갱년기 증상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가 없었을 것이다.


'엄마'의 갱년기에 대해 철저하게 무관심했다.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고, 따뜻한 대화도 나누지 못했다.

내가 바쁘다는 그 이유 하나로 말이다.

갱년기는 하루에도 기분이 수십 번 오르락내리락한다.

정작 본인의 감정의 기복을 컨트롤하지 못하니 자연스레 고립 아닌 고립 상태에 빠져들어 쓸모없는 노인이 되어가고 있다는 기분은 삶의 의지를 더 꺾어 놓았을 것이다.


어찌 보면 갱년기는 엄마 만의 문제가 아니고 '나' 만의 문제도 아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갱년기'라는 감정은 왜 자꾸 폭발하는 것일까?

오랜 기간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문제에서 받은 상처 때문에 울컥하는 것이다.

결국 문제의 원인을 개인이 아니라 개인이 처한 환경에서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의 상처가 무엇인지 직면하고 그곳에 붕대를 감아 주는 것 또한 필요하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 마음에 대해 충분히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옆에서 그 아픔을 함께 해주어야 한다.

아픔을 함께 하다 보면 사람의 마음은 다치기 쉽다는 것도 알게 된다.


겪어보지 않은 일이다 보니 엄마의 갱년기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였다.

이해하기 어려운 게 당연하다. 그러나 엄마도 100% 이해를 바라는 것도 아녔을 것이다.

다만 온전히 집중해주고, 함께 해주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렇다. 내가 엄마가 아니고, 엄마도 내가 아닌데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어떠한 마음으로 옆에 있어 줄지는 마음먹기 나름인 것 같다.



엄마의 갱년기는 꽤 길었다.

엄마에게 우울이 찾아왔고 그 우울은 스멀스멀 퍼져서 많은 힘듦이 있었고 나 역시도 지쳤었다.

엄마는 아파서 힘듦을 표현한 건데 나는 엄마의 마음을 전부다 이해하지 못하였다.



우리의 하루는 연속되는 돌발상황들과 긴장감으로 빼곡하게 채워지곤 한다.

일상생활 중에서 벌어지는 일에 따라 움직이다 보면 '나'라는 존재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고 그 번잡함 속에서 24시간이 짧게 느껴지기도 한다.

정신없이 살아가다 갑자기 가버린 세월을 느낄 때면

참 시간이 야속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우리가 매 순간 하는 선택들을 하루를 만들고, 그 하루들이 모여 세월이 되고 삶이 된다.


갱. 년. 기

지난날의 상처와 아픔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어느 정도 익숙해질 수 있겠지만

그 과정을 견디는 건 무모하다.

갱. 년. 기 세 글자만 입력하면 수많은 정보들로 대처할 수 있다.

갱년기는 관심의 시작이다.

쉬운 것부터 노력해보자.

"엄마, 힘들지"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어 보자.

따뜻한 말 한 마디면 중2병 보다 무섭다는 갱년기는 두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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