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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 만들기

하루에 네 번 옷을 갈아입는 여자

by 정은애

알람 없이 눈을 뜨고 아침을 맞는다.

눈을 뜨자마자 양치를 하고 잠옷을 벗는다.

레깅스와 탑으로 옷을 갈아입고 따뜻한 물을 한잔 마신다.

분홍메트를 펼치고 태블릿에서 유튜브영상을 연다.

20분 운동 영상에 맞추어 몸을 움직인다.

얼굴과 목으로 땀방울이 맺힌다.

마운틴클라이밍으로 마무리 운동을 하면 메트 위로 땀방울이 떨어진다.

기분 좋은 느낌이다.

운동을 마치고 상기된 얼굴로 거울을 마주할 때 느껴지는 쾌감은 이루 말로 할 수 없다.

샤워를 하고 출근복으로 갈아입고 아침방송을 들으면서 도시락을 준비한다.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선다.

이 모든 상황이 30분 단위로 일어나는 아침 루틴이다.

7월부터 마음을 새롭게 다짐하고 시작한 30분 루틴관리다.

30분 단위로 아침 루틴을 관리하면서 오전 시간이 여유롭다.

매일 아침 나를 움직이게 하는 이 작은 습관들이 모여, 또 어떤 변화를 만들어 갈지......


30일 동안 20분 홈트로 복부운동을 한 결과를 인바디 검사로 체크할 예정이다.

내장지방이 얼마나 줄었을지 기대하면서!

숫자로 확인될 변화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 루틴을 통해 자신과의 약속을 얼마나 성실히 지켜왔는지 스스로를 검증하는 절차이기도 하다. 이 꾸준함이 나를 어디까지 데려다 줄지, 그리고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또 어떤 새로운 나를 만나게 될지 기대된다.


퇴근 후에는 편안한 일상복으로 갈아입는다.

일상복으로 환복은 일의 연장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을 위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자유로움을 얻는 것이다.

글을 쓰거나, 음악을 들으며 독서를 하거나, 밀린 드라마를 보거나 하는 등 자유롭게 혼자만의 관심사에 몰입한다. 낮 동안의 긴장을 풀고 나를 풀어놓는 자유의 시간이다.

저녁 11시가 넘어가면 하루를 마무리하며 다시 잠옷으로 갈아입는다.

오늘 하루를 감사로 잘 지낼 수 있게 하신 분께 기도를 하고 잠자리에 든다.

이처럼 하루 네 번의 옷 갈아입기를 통해 변신하며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옷을 바꿔 입을 때마다 다른 역할과 마음가짐을 부여하며 하루를 채워가고 있는 것이다.

매일 아침 나를 움직이게 하는 30분의 타임루틴과 하루 네 번의 옷을 갈아입는 이 모든 순간들이 어떻게 생각하면 하나의 의식과도 같다.

매번 다른 옷을 입지만, 그것이 나의 외모를 꾸미기 위한 의복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나타내는 상징인 것이다. 건강, 휴식, 일상, 일을 포함한 오늘을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삶의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며 평생의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나를 사랑하며 오늘의 루틴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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