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탑건: 매브릭을 보고
- 액션보다 육아-
남편과 오랜만에 (얼마만인지도 모르는) 영화관 데이트를 갔다.
몇 년 만에 함께 본 영화는 '탑건'(매브릭).
1. 실시간 예매 1순위라고 하니, 영화의 스토리나 평점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듯.
영화의 뼈대는 '찐 아메리카 스타일'이라고 해야 하나?
'미국은 위대하다'라는 메시지가 무척이나 강렬하고 멋지게 다가왔다.
'미국과 싸우면 무조건 백전백패한다. 미국엔 영웅이 있다.'
라는 메시지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투기 영상으로 멋지게 포장해주었다.
2. 나에게는 영화의 주된 줄거리를 이루는 전투기 조종신보다
톰 크루즈와 러브라인에 있는 페니라는 여주인공의 짧은 대사가 더욱 기억에 남는다.
페니는 딸을 가진 이혼녀인데, 톰 크루즈와의 대화내용으로 보면
이전에는 딸과 페니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 사이에 어떤 변화로 지금은 사이가 좋아졌는지를 묻는 톰 크루즈의 질문에
페니는 담담하게 말한다.
'이전에는 내가 만든 틀 안에 아이를 가두려했지만,
이제는 아이가 원하는대로 내버려두니 사이가 좋아졌다.
실패도 하면서 자신이 배우는 거다.'
기억에 남는 대사의 요지만 기록해두자면 이런거다.
이날 페니와 만나고 난 톰 크루즈(매버릭)는
다음날 훈련장에 가서 자신이 가르치는 훈련생들에게도 이를 적용시켜본다.
그리고 결과는 보나마나 해피엔딩.
내가 육아를 하고 있어서일까?
영화의 아주 극히 일부분이었던 이 장면은 내게 영화의 전부인 것처럼 다가온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서양이나 동양이나 육아고민은 한결같구나 싶은 안도감도 든다.^^;;
잠이 들지 않던 어젯 밤.
박혜란 선생님이 출현하신 'EBS 초대석'을 찾아 보았는데 육아의 정석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아이를 손님처럼 대하라."이다.
우리가 손님에게 나의 틀을 강요하기보다
적당히 대접하고 손님이 불편함이 없는지를 살피듯이
아이에게도 기본적인 불편함이 없는지를 살피고
적당히 대접하면 우리가 '키우지' 않아도,
아이는 저절로 '자란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휴직자의 복무실태 자체 점검표'를 작성해서 제출하라는 통지가 왔다.
나는 '현재 육아휴직 중이며, 두 아이의 육아에 매진하고 있음.'이라는 한 문장 속에
전투영화도 육아로 해석되는 나의 일상을 꾹꾹 눌러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