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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Aug 21. 2020

영화 오케이 마담 후기 쿠키영상 있음

코미디 영화라며??

코미디 영화라며??

꽈배기 맛집 사장 '미영(엄정화)'이 북한 군인들에게 납치된 비행기를 구해낸다는 이야기.

사실 이 영화는 금요일에 퇴근하고 볼 요량이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영화 대신 선택했고 친구가 내일 뭐하냐고 묻길래 오늘 널 만나느라 못 본 영화 오케이 마담을 보러 갈 것이라고 했다. 영화를 내가 좋아하는 만큼의 절반 정도만 좋아하는 친구녀석도 '촌스러운 티가 팍 나는 포스터 부터 마음에 안 든다'던 영화 오케이 마담을, 나는 보러가지 말았어야 했다.

영화 오케이 마담은 시장에서 꽈배기 장사로 매일 오전 중에 완판을 기록하는 꽈배기 맛집 사장님인 미영이 남편의 노력으로 얻어낸 하와이 여행권을 오로나민 C 뚜껑에서 발견해 갑자기 하와이로 가족여행을 떠난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90년대에 개봉했다면 '최고의 코미디 영화' 라는 찬사(... 까진 아니고 그냥 칭찬)를 받을만한 영화겠지만 2020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전혀 웃기지 않은 하이재킹 소재의 영화다.





북한 내에서 첩보 임무를 맡고 있었던 요원들이 영화 초반에 등장한다. 여주인공(인줄 알았던) '이선빈'이 북한 공작원으로 등장하고 갑자기 '아무도 믿지 말라'는 아버지의 연락을 받고 같은 편이었던 '리철승(이상윤)'을 총으로 쏜 뒤 도주한다. 그로부터 10여년 정도가 흐른 대한민국. 시장에서 꽈배기 장사로 매일 솔드아웃을 해내고 있는 미영은 남편 '오석환(박성웅)'과 딸 '나리(정수빈)'와 함께 빠듯하지만 알콩달콩한 살림살이중이다. 그러던 어느날 오로나민 C 뚜껑에서 나온 하와이 여행권을 획득하고 여행이라곤 신혼여행으로 부곡 하와이에 다녀온 기억밖에 없는 세 가족은 즐거움에 들떠 하와이발 비행기에 오른다. 우연히(?) 얻은 기회로 이코노미에서 비지니스로 좌석 업그레이드를 받은 미영 일행은 남편은 그대로 이코모니 좌석에, 딸과 미영 자신은 비지니스석으로 들어간다. 비행기 이륙 후 북한에서 내려온 공작원들이 비행기를 탈취하게 되고 영화 초반에 등장했던 이선빈도 똑같은 외모로 같은 비행기에 타고있었지만 그녀는 극중에서 액션배우로 이름을 널리 알린 여배우 역할이었고 엄정화가 맡은 '미영'이 10년전, 북한에서 내려온 요원이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개발한 핵무기인지 뭐시기의 암호를 풀려면 미영이의 홍채가 필요했던 것. 미영은 한국으로 밀항한 뒤 성형수술을 통해 얼굴과 과거를 지웠고 그녀를 미행하라고 지령을 내린 공작원 소속이었던 남편 석환은 취객에게서 자신을 구해준 (그당시)닭꼬치를 팔고있던 미영에게 한 눈에 반해 연봉 8천만원의 공작원직을 내려놓고 평범한 전파상으로 생계를 꾸려갔었다. 여자저차해서 미영의 기지와 석환, 그리고 비행기 직원들의 용기로 북한 공작원들을 일망타진하는데 성공하고 무사히 하와이에 도착한 미영 가족은 그곳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영화가 끝난다.





영화 오케이 마담은 양자경의 예스마담(1985)을 제목부터 오마쥬하며 코로나에 지친 국민들을 위한 코미디를 보여주겠다 호언장담했지만 진심으로, 전력으로 재미가 없는 영화다. 물론 연세가 좀 있으시거나 나보다 웃음이 헤픈 관객들은 배꼽을 잡고 웃을 수 있는 영화일 수 있겠으나 정확히 90년대 초반에 개봉했다면 꽤 인기몰이를 했을 고딴 영화다. 기본적으로 나는 웃음 레벨이 상당히 낮은 관람객임에도 영화 오케이 마담을 보면서 '피식' 웃지도 않았다. 웃음포인트와 설정을 너무 레트로하게 잡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전.혀. 웃기는 장면들이 없다. 특히 배우 박성웅과 배우 배정남(현민 역)의 괴랄한 케미는 케미라고 이름붙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너절하고 안일한 개그씬들을 보여준다. 거기에 영화 '반도(2020)'에서 눈도장을 찍었던 '김규백(북한조원6 역)'도 웃음 포인트를 잡으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캐릭터로 투입되었는데 진짜 1도 웃기지 않는다. 코미디 영화라고 이 시국에 극장에 걸었는데 정작 코미디는 들어가 있지 않은, 이상한 영화다 오케이 마담은.

몇 몇 평론가나 관람객들이 코미디는 구려도 액션은 좋았다라고 하는데 하이재킹을 소재로하면서 액션이 좋은 영화들을 전혀 보지 않은 듯 하다. 영화 오케이 마담의 주요 플롯이 코미디(장르는 '코미디, 액션'으로 분류되어 있다)라고 해도 액션을 보여주는 장면들에선 뭔가 관객이 기대할만한 것들을 응당 보여줘야하는게 영화의 맛인데 좁은 비행기 안에서의 맨몸 액션의 합만 몇 번 맞춰보고 그냥 영화가 끝나버린다. 오케이 마담을 보고 '역시 엄정화!'라고 엄지를 추켜세우는 사람들은 평소 영화를 볼때 상당히 점수가 후한 사람들임에 틀림이 없다(아니면 엄정화의 엄청난 팬이라거나). '굳이 주연 배우가 엄정화였어야 했나?' 라는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거릴 정도라면 그녀가 아닌 다른 여배우였어도 기본은 했을 고딴 영화다. 웃기지도 않고 액션도 별로인 영화 오케이 마담은 극장에서 돈주고 보기에 10원도 아까운 영화이며 불법 다운로드를 받아서 본다면 다운받을 때 사용되는 컴퓨터의 전력과 전기세가 아까운 그런 영화 되시겠다. 



배정남 딕션 진짜 어쩌냐??                                



영화 오케이 마담이 개봉했던 2020년 8월 3주차 국내 극장가에 드디어 내가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 진짜 너무 오랜만에 1주일에 딱 한 번 보는 영화관람을 쉬게되는건가 싶었는데 개봉 후 평론가와 관객들의 평점과 후기에 낚여서 예매를 했었던 영화였다. 나는 보고싶은 영화를 고를 때, 주요 시놉시스를 아주 살짝 보거나 주연 배우, 혹은 유명한 감독에 의해 영화를 고르는 인간이다. 딱 봐도 너무 뻔할 것 같은 오케이 마담이라 간만에 영화를 안 보는 주간이라 생각했었는데 낚이지 말고 그 생각을 쭉 관철했어야 했다. 영화 오케이 마담을 극장에서 관람하느니, 차라리 집에서 IPTV에 있는 지나간 무료 영화를 다시 본다던가 넷플릭스나 왓챠에 있는, 챙겨봐야할 미드를 이어서 본다던가 봤던 영화를 또 봤어야 했다.

오랜만에 정말이지 내가 쓴 시간과 돈이 상당히 아까운 영화 오케이 마담이었다. 영화 테넷이나 빨리 개봉하지. 어차피 대한민국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이라면서...

(가끔 이런 거지같은 영화도 극장에서 내 돈주고 봐줘야 영화를 고를 때 더 신중해져야 한다는걸 깨닫는 계기가 된다. 일주일에 극장에서 영화 한 편 보는게 일주일의 유일한 낙인데 오케이 마담은 나의 낙을 짓밟아버렸다)


+

영화 오케이 마담엔 쿠키영상이 두 개 등장한다. 

오케이 마담 쿠키영상 하나는 영화가 끝나고 바로 나오는 국정원 소속 요원 '김남길(긴장남 역)'이 긴 잠에서 깨어나는 장면. 우정출연으로 오케이 마담에 합류한 배우라서 영화 내내 잠만자다 끝난다. 물론 나도 심각할 정도로 지루해서 오케이 마담을 보면서 졸 뻔한게 한 두번이 아니다.

오케이 마담 쿠키영상 두개는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며 나오는데 극장을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안 보고 그냥 나왔다. 아 정말 내가 쓴 돈과 시간. 나의 주말.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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