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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Jul 23. 2022

연인이 없는 삶은 공허한가

싱글라이프

최근 봤던 마블의  영화가 유독  포스팅 제목을 가지고 나름의 정의를 내리려고 했다.

자고로(?) 시리즈로 퉁쳐지는 일종의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영화'라는 매체는, 그걸 감상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일련의 감상을 할 수 있게끔 만드는 '메시지' 같은 게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비단 영화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대중매체나 그 하위문화들 역시 마찬가지.

인간은 외로운 존재이기 때문에 누군가를 갈구하거나 파트너를 찾아대거나 친구나 우정, 특히 사랑을 찾아 헤매는 생명체이다.

고등생물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쾌락'이라는 걸 알고, 스스로를 파멸로 몰고 가면서도 그 쾌락 등에 아낌없이 몸을 내던지는 게 바로 인간이다.

어찌 됐든 최근 봤던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 꾸준히 행복하냐고 되묻는다.




1편에서 크리스틴 팔머와 헤어져, 결국 2편에 이르러서는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는  여자 친구를 보는 스트레인지.

결혼 당사자에게 '당신이 행복하니 나도 행복해'라며 대충 얼버무리지만 온 우주를 구했다 한들, 전혀 행복하지 않다며 자조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 여생을 함께 보내는 것에 '행복'이라는 관점을 박아버리는 닥터 스트레인지 2.




지난주에 감상한 토르 러브  썬더에서는, 영화 오프닝에 스타로드가 토르에게  던지는 말로 '공허한 것보다는 가슴 아픈 게 낫다'라며 영화 전체의 주제인 양 관통해 버렸다.


극 중에서 전 여자 친구가 된 제인 포스터와 토르는 사실혼 수준으로 동거를 하다 각자 바빠져서 인사도 없이 헤어진 걸로 묘사된다.

그러면서 8년이 넘는 시간 동안의 제인의 부재를 보고 토르는 '공허하다'라고 규정한다.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게 두려워서 그녀를 놔주었다고 표현되긴 하지만 어찌 됐든 토르는 공허함보다는 제인을 다시 만나는 아픔을 선택한다.

유난히 두 영화 모두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혼자 보다는 둘이 덜 공허하다' 내지는 '둘일 때가 더 행복하다'라고 이야기한다.

'공허하다'는 감정이 연인이 없다는 상실감에서 오는 거라면 인정하지 못하겠다. 외로움에서 촉발되는 공허함 역시. 행복도 마찬가지.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인생은 공허하다(행복하지 않다)라는 말은 분명 일차원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둘 다 애들이 보는 영화니 뭐 뒤틀고 꾸불거리는 메시지 대신 명징한 무언가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저렇게 처리됐겠지.

하지만 뭐가 어찌 됐든 간에 혼자 사는 인생은 외롭긴 하다. 목표나 의미가 없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공허하다거나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게 되는 게 아닐까.

할게 많아도 외로움은 이미 나 자신이 되어 있는 느낌이고, 공허하다는 감정은 없지만 어딘가 가슴 절반 정도가 헛헛한 느낌은 있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타인에게 쉽게 쉽게 마음을 주고 개나 소나  엮이는 삶을  번쯤은 살아보곤 싶지만, 풍요 속의 빈곤에서 오는 공허함은 왠지  괴로울  같아서 그냥 나대로 살란다.





연인이라는 것에 인생의 목표점을 두고 사는 건 별로지만 확실히 심심한 건 있다.


여자를 대체할 무언가를 더 열심히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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