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눈이 펑펑 내렸다. 눈을 보고 신이 난 아이들은
장갑, 삽, 종이컵을 챙겨 출동했다.
처음엔 평화로웠다.
삽으로 눈을 퍼 나르고, 종이컵에 꾹꾹 담아 카페 놀이를 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컵에서 눈이 '쏙' 빠져나오는 걸 본 순간, 평화는 깨졌다.
첫째 녀석이 눈빛을 바꾸더니 곧장 전투 태세로 돌변했다.
타깃은 나와 남편이었다.
"엄마 공격!" 남편은 기다렸다는 듯 아들과 한패가 되어 소리쳤다.
눈 던지며 낄낄거리는 저 두 사람 표정은 붕어빵보다 더 똑같았다.
정신없이 눈 폭탄을 맞고 있는데, 둘째 딸이 다가왔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내 옷에 묻은 눈을 탁탁 털어주는 게 아닌가.
그때 깨달았다. '아, 모든 아이가 눈싸움에 미쳐있는 건 아니구나.'
엄마 챙기는 다정한 딸과 달리, 끝까지 눈을 던져대는 아들.
첫째는 영락없는 '남편 아들'이었다.
개구쟁이 남편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