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눈을 감고 호흡을 고릅니다.
들숨이 천천히 몸 안으로 스며들고, 날숨이 고요히 흘러나갑니다.
머릿속을 채우던 파도 같은 생각들이 서서히 가라앉습니다.
그때, 어린 시절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마당에 흩어진 햇살, 손끝에 닿던 흙의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아무 이유 없이 깔깔 웃던 그때의 내가 선명히 보입니다.
욕심도 두려움도 없던 그 웃음이 바람결처럼 마음을 스칩니다.
컵 6번이 전하는 순수함은 단순한 과거의 회귀가 아닙니다.
명상 속에서 만나는 순수함은
세월이 지워버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부드럽게 일깨웁니다.
우리는 살아오며 성공과 실패, 관계와 역할을 껴안으며 단단해집니다.
그러나 그 단단함은 때로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명상은 그 무게를 내려놓게 합니다.
호흡 하나하나에 마음을 기댈 때 세상의 소음은 멀어집니다.
내면의 맑은 샘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 샘에서 길어 올린 물은 다투지 않는 평화와
조건 없는 수용으로 나를 적십니다.
어린 날의 눈빛을 다시 만나는 일은
잃어버린 순수를 되찾는 길입니다.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를 위해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아직도 내 안에서 숨 쉬며 조용히 위로를 건넵니다.
명상은 결국 돌아가는 길입니다.
과거가 아니라 본래의 나로 향하는 길입니다.
그 길에서 컵 6번은 속삭입니다.
“그대가 찾는 위로는 이미 그대 안에 있습니다.
맑은 마음이 그대의 처음이자 지금입니다.”
오늘도 숨을 깊이 들이쉽니다.
가슴이 조금 더 가벼워지고 작은 웃음이 번집니다.
순수함이 내게 건네는 고요한 위로 속에서
나는 비로소 나를 만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