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힐데가르트의 도덕극

현존하는 최초의 도덕극 Ordo Virtutum

by 이정현

현존하는 최초의 여성 작곡가인 힐데가르트 폰 빙엔 (Hildegard von Bingen 1098-1179)의 음악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독일 남서부 알자이 부근 작은마을인 베르미스하임에서 귀족의 자녀로 태어난 힐데가르트는 수도자, 작곡자, 작가, 언어학자, 식물학자, 약사, 의사, 카운슬러, 철학자이자 예언자였습니다. 집안의 열 번째 아이로 태어난 힐데가르트는 몸이 연약했었습니다. 연약하게 태어난 아이는 그 당시 신에게 바쳐야 오래산다는 이야기에 부모는 그녀를 교회에 바칩니다. 어렸을 때 귀족출신의 수녀인 유타에게 맡겨진 힐데가르트는 폭넓은 지식을 습득하게 됩니다. 당시 중세시대에는 남성중심의 사회였기 때문에 다방면으로 월등히 뛰어난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힐데가르트는 1142년에 환시를 받고 44세가 되어서야 자신의 재능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합니다.


1146년, 그녀는 두권의 신학서를 집필했고, 1148년 역사상 최초로 독립된 수녀원을 빙엔의 루페르츠베르크에 설립합니다. 그녀는 독일어와 라틴어를 융화한 ‘알려지지 않은 언어’인 Lingua Ignota (링구아이그노타)라는 새로운 언어체계도 만들었습니다. 요즘 사용하는 치유의 뜻을 가진 healing이라는 단어가 바로 이 힐데가르트 성녀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인데요, 힐데가르트는 최초의 의학서적인 <Physica> 와 <Causes and Cures>를 출판했고, 그녀의 의학적 사상은 당시 중세시대에 사회에 큰 공헌을 했기 때문입니다.


작곡가로서 그녀는 대부분 성인들의 삶을 음악으로 표현한 곡들이 많았고, 100여편 이상의 곡을 작곡했습니다. 당시 여성작곡가는 물론 없었고 여성이 교회에서는 음악을 할 수 없었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힐데가르트는 자신이 죽기전에 자신의 음악이 교회에서 연주되는 꿈을 이루었습니다. 1165년에는 라인강 건너편 아이빙엔에 두 번째 수녀원을 설립했고, 1179년 9월 17일 81세의 나이로 그녀가 세운 첫 번째 수녀원인 루페르츠베르크 수녀원에 묻혔습니다. 2012년 5월 10일에 교황베네딕토 16세에 의해 성녀 힐데가르트는 성인목록에 공식적으로 등록되었고 그해 10월 7일에 교회 학자 칭호를 받았습니다.


오늘은 그녀가 작곡한 곡중에 오늘날 오페라의 효시가 되는 Ordo Virtutum ‘미덕의 세계’ 에 수록된 곡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Ordo Virtutum은 대규모 악기편성의 도덕극으로써 선이 악을 무찌르고 죄에 빠진 영혼을 구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미덕의 역할은 17명의 여성의 음성으로 구성되어있고 이들은 악과 나약함을 무찌르고 즐거움과 선을 찾아낸 수도자들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 외에 영혼의 목소리와 성경가사를 노래하는 여성과 남성 코러스가 있고 악마의 역할을 하는자는 남성의 목소리로 표현되고 그는 노래가 없이 대사로만 이루어졌는데 그 이유는 악마는 어느 누구와도 조화를 이룰수 없기 때문에 힐데가르트가 멜로디를 붙이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오늘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도덕극 ‘Ordo Virtutum’ 에 삽입된 성악곡과 기악곡들을 감상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추천음반: Barbara Thornton와 Benjamin Bagby의 디렉팅으로 레코딩된 음반을 추천합니다. 1982년부터 2012년까지 Barbara Thornton은 WDR 쾰른과 독일 Harmonia Mundi회사와 유명한 음악학자와 철학자들의 자문을 통해 힐데가르트 폰 빙엔의 음악을 재현하기위해 깊은 연구를 했고, 그 연구를 기반으로 재현을 했기때문에 이 음반을 추천하는 바입니다. 음반에 함께 작업한 앙상블 단체는 시퀜시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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