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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나더라이프 May 08. 2023

내 한계는 내가 만든다.

(가능성, 한계)

"바뀌는 건 쉽지 않지~", "에이, 사실상 어렵지." 등의 말을 한다. 어떤 문제에 대해 경험적으로 '어렵다.'라고 판단하고 미리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런 마음가짐이 정말 옳은 것일까? 일상에서 무심코 했던 생각을 다시 바라보자. 



1. 학습된 무기력

미국의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은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학습된 무기력 : 피할 수 없거나 극복할 수 없는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경험으로 인하여 실제로 자신의 능력으로 피할 수 있거나 극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그러한 상황에서 자포자기하는 것


벼룩의 예를 들 수 있다. 벼룩은 최대 30센티미터까지 뛸 수 있다. 그런데 10센티미터의 통 속에 벼룩을 가두면 벼룩은 뚜껑에 부딪히는 문제를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되고 결국 통 밖으로 나와도 10센티미터 밖에 뛰질 못 한다. 


또 다른 예로 어린 코끼리를 말뚝에 묶어 놓으면 아무리 발버둥 쳐도 말뚝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학습하고 자포자기하게 된다. 이후 성체 코끼리가 되고 말뚝을 뽑을 만큼의 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뚝에 묶인 상황에 순응하게 된다.


인간도 이런 곤충과, 동물과 다름없는 상황을 겪게 된다. 어떤 난관에 처했을 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몇 번의 시도를 해보고 자포자기해 버린다. 실제로는 더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굳음 믿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으로 할 수 없다는 믿음을 통해, 실제 물리적인 행동 그 자체를 안 하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가 스스로의 가능성을 잠재우는 것이다.


*확증편향 : 확증 편향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


1. 실패 경험은 아프다, 부담스럽다, 피로하다.

2. 성공은 어렵고, 또다시 실패할 것이다.


실패를 반복하다 보면 위 두 가지 명제와 같은 결론을 도출하고 "어차피 안 될 거 안 하는 게 낫다."라고 생각해 버린다. 그리고 그 생각들은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이 되어 여러 성공과 실패가 존재하는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을 억제하는 믿음이 되어 버린다. 마치 벼룩과 코끼리처럼 말이다.



2. 학습된 낙관성

마틴 셀리그만은 이러한 상황을 유심히 관찰하며 오히려 실패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을 바라보며 한계를 뚫는 사례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학습된 낙관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 학습된 무기력의 프로세스 : 사건 → 믿음 → 결론

* 학습된 낙관성의 프로세스 : 사건 → 믿음 → 결론 → 반박 → 활기


잘못된 신념에 대해 반박하며 "이 사건을 다르게 바라볼 수는 없는 것일까?", "이 실패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등의 물음을 통해 가능성을 재차 확인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위의 벼룩과 코끼리의 사례를 다시 확인해 보자. 만약 벼룩과 코끼리가 "나는 이게 최선이야."라는 주관적이고 편향적인 믿음에 "그래도 더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반박을 계속할 수 있었더라면, 그로 인해 반복된 무기력이 아닌 새로운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었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3. 트라우마에 종속되는 사람과 의지로 극복하는 사람


학습된 무기력에 빠지고 그 신념이 확증편향되면 회의주의적이고 비관적인 사람이 된다. 도전하지 않고 실패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 여기게 된다. 


심리학자 아들러는 이러한 학습된 무기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다. 우리는 과거의 트라우마(실패 및 좌절경험)로 현재 이 모양 이 꼴이 아니라, 이 모양 이 꼴을 정당화하기 위해 과거를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인이 바람을 피우고 이별을 통보받은 사람이 우울증에 걸려 몇 개월간 집 밖으로 나오질 않는다. "남자들은 다 거짓말쟁이야, 사랑 따윈 다 부질없어."라는 식의 결론을 내리고 피폐해져 간다. 내가 상처를 받았고 그게 트라우마가 되어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물론 사연은 딱하지만 안 좋은 연애 경험이 꼭 우울증과 피폐함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트라우마로 현재 이 모양 이 꼴이 아니라, 나의 안쓰럽고 연민스러운 모습으로 위안받고 쓸쓸해지기 위해 오히려 과거의 경험을 붙잡고 놓질 못 하는 것이다. 만약 이 상황에서 과거의 경험과 믿음을 확신하고 그 생각에 빠지기보다, 그 잘못된 신념에 반박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4. 단정하지 말고, 결론짓지 말자. 계속 의심하고 가능성을 바라보자.


단정할 수 있는 '정답'을 이념으로 삼고 내 행동을 결정하면, 어리석은 주관적 판단을 통해 미리 단념하거나 얼토당토않은 확신에 자만하기도 한다. 무언가를 단정하는 것, '확실성'에 집착하면 '가능성'을 향해 내딛지 못한다. 


우리는 정답을 원한다. 이게 될지, 안 될지 빠르게 판단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사람이 진짜 바뀔 수 있는 걸까?", "이걸 해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저런 문제는 사실 답이 없는 질문이다. 미래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알 수가 없다. 미래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결국 저런 질문들의 결론을 "에이, 하기 쉽지 않지~"라며 벼룩과 코끼리처럼 가능성을 닫아 버리고 만다. 


실제로 자신의 믿음을 시험하고 직접 확인하기보다는 그냥 내 믿음을 핑계로 가만히 있는 것이 훨씬 편하다. 

상처도 안 받고, 부담스럽지도 않고, 귀찮지도 않다. 실패에 순응하면 편하다. 그런데 그런 학습된 무기력의 태도로 내가 나의 가능성을 닫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예를 들어, 성공하는 유튜버들의 공통점은 '꾸준함'이다. 처음부터 유튜브가 대박이 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게는 구독자도 없고, 조회수도 없는 암흑기에도 꾸준하게 영상을 업로드하는 것이다. 이게 성공할지, 성공 못 할지 몰라도 가능성을 가지고 계속하면서 조금 더 나아진 가능성을 바라보는 것일 뿐이다. 반대로 망하는 유튜버들의 공통점은 '자포자기'다. 몇 개월 조금 해보고 답이 없다고 생각하고 미리 단정하고 포기하는 것이다. 1년, 2년 더 하다 보면 더 나은 가능성을 발견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답을 찾지 말자. 정설은 없다. 내가 확신하고 있는 그 생각도 분명 틀린 구석이 있으며, 경험을 통해 더 올바르게 쌓아졌다고 생각하는 그 생각도 분명 틀린 구석이 있다. 그저 틀린 생각을 덜 틀린 생각으로 개선할 뿐, '진리'는 닿지 않는 이상이다. 


될지 안 될지 미리 타산하며 가능성을 미리 제한하지 말자. 알 수 없는 '미지의 결과'는 제쳐두고 '시도하는 과정 속 얻을 것'을 목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불확실하더라도 개선의 여지가 있는 '가능성'을 추구해야 한다. 우리는 '옳은 결과'를 향해 내딛기보다 '조금 더 나아진 결과'를 향해 내디뎌야 한다.


내 가능성을 잠재우는 것은 나 자신이다. 나의 회의적인 태도에 반박해 보자. 나는 스스로 어떻게 잠재력을 망치고 있는지, 어떤 가능성을 바라보지 못하는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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