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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채환 Nov 07. 2023

[열두 발자국]  2/2

함께 책 읽기 ③ - 정재승, 열두 발자국

▶여섯 번째 발자국 - 우리는 왜 미신에 빠져드는가

 마녀사냥은 바로 이런 근거 없는 속설이 만들어낸 대규모 학살이었습니다. 15세기에서 18세기 사이에 유럽에서는 최소 20만 명의 여성들이 마녀로 몰려 죽임을 당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미신은 왜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 걸까요? 그것은 '통제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입니다. 미래를 내가 원하는 대로 통제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을 때 불안한 마음에 미신이라도 믿게 되는 것이죠.


 결국 징크스나 미신을 믿는 이유는 미래라는 굉장히 통제하기 어렵고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그것을 통제하기 위해 인과관계를 억지로 갖다 붙인, 그래서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1종 오류는 아닌 것을 맞다고 판정하는 오류, 없는데 있다고 판정하는 실수, 즉 기각해야 할 가설을 채택하는 오류를 말합니다. ... 제2종 오류는 맞는 걸 아니라고 판정하는 오류, 있는데 없다고 판정하는 실수, 채택해야 할 가설을 기각하는 오류를 말합니다. 


 제2종 오류가 더 치명접입니다. 제1종 오류를 범하는 사람은 그냥 바보나 웃음거리, 혹은 겁쟁이가 되면 됩니다. ... 그래서 우리는 제2종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고 하는 반면, 제1종 오류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너그러운 편입니다. 그것이 바로 미신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수전 블랙모어의 이론에 따르면 우리 뇌에 '믿음 엔진'이라는 게 있다고 주장합니다. ... 초자연적인 현상을 쉽게 믿는 사람들일수록 무작위 패턴 속에도 의미 있는 패턴이 존재한다고 믿고, 자연의 무작위적인 패턴을 보면서도 신의 메시지를 읽습니다. 


 쾌락이란 그런 거죠. 기대했던 것이 나올 땐 기쁘지 않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 나올 때, 기대 이상의 무언가가 나올 때 기쁨이 됩니다. ... 기쁨과 쾌락,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기대감에서 비롯되고요, 기대한 것보다 더 나은 상황일 때 우리는 기쁨과 행복을 느낍니다. 


 '행복은 예측할 수 없을 때 더 크게 다가오고, 불행은 예측할 수 없을 때 감당할 만한다'라는 겁니다. ... 행복은 보상의 크기에 비례하지 않고 기대와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미래를 알 수 있다면 행복도 사라질 겁니다.


 결국 중요한 건 '삶의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과학적인 사고, 이성적인 판단, 논리적인 추론이 우리의 일상으로 좀 더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합리적 삶의 태도란 논리적 관점에서 상황을 들여다보고 원인과 결과를 명확히 찾고자 노력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여러분에게 '회의주의자'로서의 삶의 태도를 권해드립니다. ... 회의주의적인 삶의 태도란 어떤 것도 쉽게 믿지 않고, 원인과 결과를 관계를 생각해보려 애쓰는 태도를 말합니다. 근거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항상 틀릴 수 있다는 열린 태도를 말합니다.


 무릇 과학적인 사고란 내가 경험한 것, 내 옆사람이 경험한 것과 같은 일화(에피소드)와 그 사회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통계를 구별하는 능력에서 출발합니다.


 반지성주의란 지성의 산물, 지적 노력과 성취를 그다지 존중하지 않거나, 심지어 폄하하고 지적 유산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태도를 말합니다.


 지성주의란 하나의 사상이나 생각에 몰입하지 않고, 우리 모두가 계속 생각하는 주체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의 운세가 나오면 안 봅니까? 있는데도 안 보시나요? 인 믿지만 있으면 보죠. 그것이 비합리의 시작입니다. 


▶ 일곱 번째 발자국 - 창의적인 사람들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인간에게는 아주 어릴 때부터 사람의 이목구비 형상을 통해 이 사람이 어떤 감정 상태인지를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남의 감정을 빨리 읽는 능력은 자신의 생존이나 짝짓기에 매우 중요했을 테니까요.


 우리는 사람 얼굴을 보면 제일 먼저 눈에 시선이 갑니다. 그리고 입으로 옮겨가죠. 그래서 눈과 입을 번갈아 보면서 그 모양과 움직임을 통해 상대가 어떤 감정 상태인지 알아냅니다.


 서양사람들은 주로 타인의 입을 보면서 그 사람의 감정을 읽는 반면, 동양 사람들은 입을 오래 보지 않습니다. 주로 눈을 보면서 그 사람의 감정을 읽는다는 거지요.


 우선 창의성과 지능은 상관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이 둘은 사실 완전히 다른 기능입니다. 지능은 기존 지식과 절차를 빠르게 습득하는 능력이고, 창의성은 지식과 절차를 모를 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예술이 가진 창조성의 근원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그는 그것을 '은유'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녀의 눈동자는 맑은 호수다.'처럼, ... 'A는 B다'에서 훌륭한 은유일수록 A와 B가 멀리 떨어져 있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지요.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서로 연결하는 능력, 이것이 실제로 창의적인 사람의 뇌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이라는 사실을 21세기 신경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알아내게 됩니다. ...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순간 평소 신경 신호를 주고받지 않던,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뇌의 영역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현상이 벌어지더라는 겁니다.


 창의성이란 무엇일까요? '사람들이 십자가를 그리라고 하면 어떻게 그릴 것이다'라는 걸 먼저 생각한 다음에 '어?' 그런데 왜 꼭 그렇게 그려야 하지? 나는 다르게 그려보자.'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겁니다. 쉬운 생각이 아니죠. 남과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쉽지 않지만, 그렇게 하려고 애쓰고 노력하는 것으로부터 창의적인 발상은 시작됩니다. 


 불행하게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우리는 자신과 생각이 유사한 사람과 만나는 것을 선호합니다. 정치적 관점, 경제 계층, 미적 취향이 비슷한 사람과 만나는 걸 좀 더 선호합니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거든요. 서로 힐링하면서 위로를 얻거든요. 그러면서 이런 대화를 나누지요. "어, 너도 그렇게 생각했니?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내 말이 그 말이야!" 좋은 말이지만, 창의성의 관점에서는 너도 그렇게 생각했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면 굳이 만나서 그걸 확인할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소스타인 베블런이 1899년 출간한 저서 <유한계급론>에서 ...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하고 상류층 사람들이 자신을 과시하고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사치를 일삼는 태도를 과시적 소비라고 불렀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왜 자신의 계급을 드러내려 애쓰는 걸까요? ... 과학자 중에서 진화론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인간이 왜 그토록 자신의 계급을 드러내려 하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 '나는 이렇게 ... 경제적으로 윤택하고 고, 이런 경제적 풍요로움을 누릴 만큼 우수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생물학적으로 형질이 우수해서, 이런 나와 짝짓기를 하면 우리 자식들도 우수한 유전자를 물려받고 더 풍족한 환경에서 양육될 것이라는 신호를 소비라는 형태로 남들에게 전파한다.'는 겁니다.


 럭셔리 마케팅이란 잠재적 구매자뿐 아니라 나머지 99%의 구경꾼도 꿈꾸게 만드는 일이라는 거죠. 그래야 1%가 비싼 대가를 지불할 이유가 생기니까요. 이 차를 구매했다는 사실이 구매자의 능력을 보여주고 생존(자연선택)과 짝짓기(성선택)에 유리하도록 해주어야 더 많이 팔리겠죠.


 지난 20년간 많은 연구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신경세포는 계속 만들어지며, 운동을 할수록 더욱 많이 만들어진다는 결과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엘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창의적인 발상을 주로 자전거 위에서 했다고 하지요?


 우리의 뇌는 자는 동안 낮에 얻었던 정보 중에서 쓸데없는 것들은 버리고 의미 있는 것들은 장기 기억으로 넘기는 일을 합니다. 잠이 부족하면 많은 경험을 해도 기억에 머릿속에 오래 남지 않아요.


▶ 여덟 번째 발자국 - 인공지능 시대, 인간지성의 미래는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이 '우울하다'는 연구결과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첫째, 일상에서 우울감이 증가한 사람들은 대면접촉이 적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주로 인터넷을 통해 소통하고 다른 사람과 직접 만나서 활력, 공감, 위로를 얻는 시간은 적다 보니 우울해지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둘째, 우리가 인터넷에서 주로 접하는 정보는 굉장히 잘 사는 사람들이거나 반대로 사회를 나쁘게 만드는 사람들에 관한 내용이 많습니다.


▶ 아홉 번째 발자국 - 제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의 기회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함께 모여 있을 때 스마트기기를 덜 사용합니다. 물론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 비트 세계(온라인 세계)로 접속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기기들을 엔지니어들은 '일상 단절 기기'라고 부릅니다. ... 우리가 현실 세계에 살면서도 단절 없이 비트 세계와 상호 작용을 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그 미디어를 더욱 매력적이라고 느낄 겁니다. 이런 기술을 '일상몰입 기술'이라고 부릅니다.


 아톰(atom, 현실 세계)과 비트(bit, 온라인 세계)의 세계가 일치해, 교통 시스템을 넘어 제조업과 유통업 전반에 걸쳐 산업 혁신을 구현하겠다는 것이 바로 '제4차 산업혁명'입니다.


 1780년대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하고 조지 스티븐슨이 증기기관차를 만들면서 제1차 산업혁명, 제조와 유통의 혁명이 시작됐습니다. ... 1900년대 들어 땅을 사서 공장을 짓고 사람을 고용하면서 전기를 기반으로 한 대량생산체제, 이른바 포드의 모델 T로 상징되는 '벨트컨베이어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제2차 산업혁명, 전기 혁명이 시작됐습니다. 제3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이었습니다. 1950년대 컴퓨터가 등장한 이래 개인용 컴퓨터가 발명되고 거기에 인터넷, 모바일 기술이 더해졌습니다.


 우리 사회가 가장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이슈는 과학기술을 잘 이해하고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 사람들과 기술을 두려워하고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들 사이의 불평등입니다. 이른바 '기술 계급 사회'가 저는 가장 두렵습니다. ... 제4차 산업혁명으로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기술 관련 직종이지만 사라지는 일자리는 단순 업무라서, 사라진 일자리에 종사한 사람들이 새로 생긴 일자리로 옮겨갈 수 없습니다. 따라서 없어지는 일자리만큼 새로 만들어지는 일자리가 많다는 말은 공허합니다.

 게다가 우리 인생에서 '기계보다 체력이 좋고 인공지능보다 지적인 시기'는 매우 짧습니다. 생물학적 수명은 길어지고 있는데 기계문명에 경쟁력을 갖춘 시기는 줄어들고 있다 보니 사회적 수명이 짧아질 것 같아 걱정입니다.


 제가 두려운 건 그동안 의사결정의 주체였던 인간이 앞으로 인공지능에게 의사결정을 맡기고 결재만 하는 존재로 추락할 것 같은 미래입니다. ... 그들이 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산 값을 쏟아내면 우리는 잘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들의 의사결정을 따라야 할지 모릅니다. ... 인공지능의 의사결정 계산 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채 우리 사회가 결과 값에만 의존하게 되면 될수록, 의사결정의 주체는 인공지능으로 시나브로 옮겨가게 될 겁니다.


 데이비트 색스가 쓴 <아날로그의 반격>

 하지만 색스는 아날로그의 반격 현상은 복고의 귀환이 아니라 디지털 문명의 반동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는 디지털은 우리에게 '진짜가 아니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우리는 디지털만으로 궁극의 행복에 도달할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 이제 우리는 일과 삶의 균형(워라벨)만이 아니라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균형(디아벨)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읽은 책이 애플리케이션 동화이고 이북(e-book) 교과서로 세상을 배운 세대들에게는 아날로그 결핍으로 인한 욕망 자체가 결핍돼 있을지 모릅니다.


 하버드대학교 연구팀이 1937년부터 75년간 800여 명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해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가'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행복과 건강의 핵심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였다고 합니다.


 제가 가장 신뢰하는 아날로그 반격에 대한 기원 가설은 '뇌와 몸의 균형'을 향한 갈구입니다. 디지털은 뇌만 자극하지만 아날로그는 몸도 자극합니다.


▶ 열 번째 발자국 - 혁명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암호화폐 관련 TV 토론에서)'우리나라에 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광풍이 불었을까?'를 생각해 보는 기회를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습니다. ... 소득의 불균형, 기회의 불평등, 자본의 양극화, 학벌의 대물림이 심각한 현실에서, 젊은이들이 헬조선을 빠져나갈 출구를 암호화폐에서 보았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에서 주장한 것처럼, 노동이 만들어내는 가치보다 자본이 만들어내는 가치가 훨씬 빠르게 성장하면서 부의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화되었습니다.


 우리는 좀 더 큰 기계(대기업)에 좀 더 오랫동안 안정적인 부속품이 되기를 꿈꾸는 소시민이 되었습니다. ... 예전에는 대학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곳이었어요. 도시의 교양시민을 양성하는 곳이었던 대학은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언제든지 기업에 투입할 수 있는 산업 인력을 양성하는 곳으로 바뀌었습니다. ... 이제 대학의 존재가치는 스스로 생각하는 지성인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졸업 후 취직을 할 수 있는 노동자를 키우는 것에 있습니다.


 히피운동은 1990년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젊은이들이 중심이 되어 기성의 사회통념, 제도, 가치관을 부정하고 인간성 회복, 자연으로의 회귀 등을 주장한 운동이었습니다. 


 '지금처럼 국가가 화폐와 금융에 관한 모든 통제권을 온전히 독점하고 있는 것이 과연 옳은가?' 이것이 블록체인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입니다.

 지금처럼 은행이나 카드사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충돌할 때 정부가 기업의 편에 서게 되면 개인은 뭘 해야 할까요?


 혁명은 어디에서 오는가? ... 첫 번째, 혁명이 오려면 그 아이디어 자체가 너무나도 혁명적으로 아름다워야 합니다. 미숙한 아이디어로는 혁명을 만들 수 없습니다.


▶ 열한 번째 발자국 -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떻게 세상에 도전하는가

 독창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세상을 앞으로 나가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두려움을 느끼고 회의에 빠진다. 그들이 우리와 다른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용기를 내서 행동에 옮긴다는 점이다.                                   애덤 그랜드, <오리지널스>


 이런 관점에서 라피와 펑 박사팀의 연구결과는 더욱 놀랍습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성공한 사람들은 위험 감수 성향보다는 위험 관리 성향이 강하다는 결과 말입니다. 그들은 모호한 상황에서는 쉽게 의사결정을 하지 않으며, 그 확률을 제대로 계산하려고 애씁니다. 계산 결과 확률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그것을 보수적으로 해석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통계를 보면 20~30대에 일어난 성취가 40%이고요, 40대 이후에 일어난 성취는 무려 60%나 됩니다. 그러니까 세상을 놀라게 하는 걸출한 성취가 인생에서 40대 이후에 더 많이 나타난다는 거죠.


  걸출한 업적을 남긴 혁신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면, 그들을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훈련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기초 지식과 연습을 강조했습니다.


 냉정하게 판단했을 때 왜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따라가는, ... 이 순간 우리는 우리 시대의 욕망과 요구, 기존의 시스템을 합리화하고 있는 겁니다. ... 어쩌면 '철이 든다'는 것은 시대의 욕망을 나의 욕망으로 서서히 받아들이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큰 사회적 성취를 거둔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낼 때마다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낸 '아이디어의 질'을 평가한 연구에 따르면, 아이디어 하나하나의 질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쏟아내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실행하다 보니 걸출한 혁신을 낼 확률이 높아진다는 겁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대박을 터트리기까지 평균 4회 실패한다'는 통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실패를 격려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습니다. 


▶ 열두 째 발자국 - 뇌라는 우주를 탐험하며, 칼 세이건을 추억하다

 '코스믹 캘린더'가 처음 소개된 것 역시 <에덴의 용>이지요. <코스모스>에도 여러 번 등장한 바로 그 '우주 달력'입니다.

 "인간은 12월 31일, 그러니까 1년의 마지막 날 밤 10시 24분에 등장했다는 거예요...."


 "우정이라는 건 굉장히 독특한, 거의 인간에게만 발견되는 현상입니다. 다른 동물은 우정을 나누지 않습니다. ... 우정이란 이득을 위해 함께하는 관계가 아니라, 관계 그 자체에서 만족을 얻는 것을 말합니다. ..."

 이해관계를 제외하고 우정을 나누는 사람의 규모는 최대 150명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만나서 하는 대화의 65%가 뒷담화입니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두 가지 이론이 있습니다. 뒷담화가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이론과, 각자의 사회적 지위를 측정하는 장치가 된다는 이론입니다. 

 첫 번째 이론은, '너만 알고 있어'라고 하면서 둘 사이 관계가 친밀해진다는 거예요. 다른 하나는 이겁니다. '내가 그 사람 만나봐서 아는데'하고 하면 갑자기 상대방이 대단한 사람으로 보일 때가 있잖아요.


 뒷담화가 사회적 규범을 벗어나려는 충동을 억제한다는 겁니다. ...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회는 소문이 날까봐 그 행동을 못하게 하거나 쉬쉬하도록 해서 사회적 규범으로부터 다소 벗어난다고 간주되는 행동들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가설이 등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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