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마쓰#7
알람 시간보다 한참도 전에 눈이 떠졌다.
끝없이 잘 수 있는 잠만보 같은 사람이라
일어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일찍 일어난 보상인 듯 눈을 뜨자마자 아름다운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수면시간을 계산해 보니 딱 3시간 정도였다.
본래 예민한 편이라 집 이외의 곳에서 잠을 잘 자는 건 불가능하다.
제대로 자진 못하긴 했지만 의외로 일어날 만했다.
사실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오늘 해야 할 일 생각을 하느라 몸도 머리도 바쁘게 움직였다.
허둥지둥 준비하고 페리 탑승장을 찾아 떠났다.
조금 헤맸지만 금방 찾았다.
헉헉거리면서 표를 사고 페리에 탑승했다.
페리 내부는 상상 이상으로 거대했다.
거대한 통창 너머로 바다가 보였다.
바다 뷰 자리는 일찍 온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다.
아쉬워하고 있던 찰나 우측 창가 바로 앞 좌석이 남아있는 걸 발견했다.
부리나케 달려 나가 자리를 차지했다.
앉은 지 1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이 자리에 아무도 없던 이유를 이해했다.
햇빛이 유난히 강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다른 자리를 물색할 힘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눈을 뜨는 걸 포기하기로 했다.
페리는 부드럽게 바다 위를 가로질러 갔다.
창문 너머 넘실거리는 파도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벌떡 일어섰다.
아무래도 이번 여행에서 가만히 있긴 글러먹은 것 같다.
페리 안을 돌아다니다가 갑판 위로 올라갔다.
창문 없이 보는 광경은 한층 아름다웠다.
햇빛에 비쳐 바다가 반짝거렸다.
아름다운 풍경과는 반대로 내 모습은 시간이 갈수록 처참해져만 갔다.
경량 패딩 한 장으로는 버틸 수 없는 바람이었다.
웬만해서 버텨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항복하고 다시 실내로 들어왔다.
잠깐 동안이지만 행복했다.
1시간 넘게 걸리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50분 밖에 걸리지 않는 코스였다.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채 나오시마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