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솔직함과 날것의 솔직함의 차이
나는 솔직한 편이다.
그냥 솔직한 게 좋다. 거짓말 하는 게 마음이 편치도 않고, 거짓말 한 내용을 다 기억하고 지낼 치밀함도 없다.
근데 "면접에서 솔직하게 다 말하고 왔어요"라는 말을 들으면 걱정이 된다.
면접은 나를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다.
회사가 원하는 걸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자리다.
회사는 지원자가 우리한테 뭘 해줄 수 있는지에 관심 있다. 그 사람이 할 수 있는것에 연봉이라는 값을 지불하고 그 사람의 시간과 리소스를 구매하는 것이 채용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를 만날 때의 나, 부모님을 만날 때의 나, 회사를 대하는 나. 다 다르다.
이 모든 걸 혼재해서 보여주면 안 된다.
이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의 조건, 그리고 내가 가진 요소들 그것에 대해 정확하게 말해주면 된다. 그리고 그 모습으로 회사에서 일하면 된다. 이전 회사에서는 A의 장점으로 인정받았는데 이번 회사에서는 B의 장점으로 일해야 퍼포먼스가 나는 환경이라면 B의 모습으로 일해야 하는 것이다. 회사는 그것을 기대한 것이고 이걸 이력서 작성부터 판단할 수 있다면 가장 좋다. 나도 이직하며 뼈아프게 깨달은 것들에 대해 적는 것이다.
회사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나를 알아야 한다.
근데 그중에 진짜 중요한 건 나를 아는 거다.
회사는 찾아보면 된다. JD 읽고, 뉴스 보고, 현직자한테 물어보면 된다.
근데 나를 아는 건 다르다.
나의 다양한 면, 장단점, 어떤 상황에서 어떤 모습이 나오는지.
그걸 알아야 이 회사에서 내 장기를 어떻게 꺼낼지 알 수 있다.
면접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 입사해서도 마찬가지다.
내 강점을 어디에 쓸지 아는 사람이 결국 잘한다.
나도 일하다가 일에 치여서 나를 돌아보지 못하는 시즌이 있다.
그때가 가장 머리도 혼란스럽고 퍼포먼스도 안 나온다.
환경이 나를 만들기도 한다. 근데 내 행동을 컨트롤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건 결국 나다.
그러려면 나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지속적으로 진단하면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지 알아야 한다.
그 시작점이 면접이다. 어쩌면 이력서 작성부터다.
다 보여주는 게 솔직함이 아니다.
맥락에 맞는 진짜 나를 보여주는 게 솔직함이다.
회사에서의 내 모습, 회사에서 내가 일할 방향성을 솔직하게 말하는 거다.
그러려면 먼저 나를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