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지 않는 자기소개서는 스토리가 있다.
자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해 본 적이 있는가? 소개팅에서 자기 소개해본 경험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린 공식적인 자리에서 자신을 표현해 본 적이 거의 없다. 고등학교까지는 읽고, 정답을 맞히는 교육만 받았다. 남들 앞에서 자기를 포장하고 브랜딩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서투르다. 우리나라 수험생, 취준생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취준생들은 철저히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취업컨설팅이라는 명목으로 많은 비용을 들여 자소서 첨삭, 면접 연습 등을 한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나라 교육체계를 보면 고등학교까지는 읽고 이해하기(국어, 영어 등), 대학교는 쓰기(리포트, 논문 등), 직장에서는 말하기(회의, 협상, 발표 등) 이런 식이다. 어릴 때부터 이런 교육을 한꺼번에 시켜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은 어릴 때부터 에세이(essay)를 쓴다. 책도 그냥 읽고 마는 것이 아니다. 자기의 생각을 말해야 된다. 정답은 없다. 상대방의 의견과 생각을 존중한다. 그래서 표현력이 훨씬 우수하다. 우리 교육은 정답만 이야기할 수 있다. 자기만의 생각을 이야기하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는 핀잔을 듣는다. 우리나라 유학생들은 에세이 과제를 하면서 멘붕(멘털 붕괴)이 온다. 여하튼 우린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쓰기(자기소개서)와 말하기(면접)로 입시와 취업을 준비해야 한다. 난센스가 아닐 수 없다.
자기소개서는 이력서에 없는 지원자의 경험, 장단점, 포부 등을 서술한 것이다. 이렇다 보니 많은 취준생들은 정해진 양식에 따라 자기에 대해서만 술술 써 내려간다. 솔직히 말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그 사람의 개인에 대해서는 관심 없다. "어디서 태어났으며, 훌륭하신 부모님 밑에서, 좋은 친구들과 함께" 이런 말은 안 쓰는 게 낫다. 소개팅에서도 자기 소개하라고 했더니 "전 고향이 oo고요, 부모님과 OO에서 살아요."라고 말했다고 치자. "그래서 어쩌라고."결혼이라도 하자는 건가.ㅠㅠ
자기소개서의 목적은 자기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광고이다. "저는 OO역량을 갖추어 귀사의 직무에 적합한 인재입니다. 저를 뽑아주세요"라는 광고 전단지를 만들어 돌리는 것이다. 일종의 영업활동인 것이다. 당신은 지하철 역에서 전단지를 받으면 주의 깊게 읽는가? 아님 그냥 예의상 받아서 들고 다니다가 버리는가? 관심 없는 전단지는 바로 쓰레기통으로 버려질 것이다. 우리 회사에 필요한 사람인지 특정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지가 궁금한 것이다. 읽는 사람 입장에서 뽑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내가 관심 있는 전단지는 뛰어가서라도 받는다. 나는 헬스장에 다닐 계획이 있었다. 어느 날 앞에서 최신시설에 아름다운 강사님, 최저가로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서 전단지를 뿌린다고 해보자. 그 전단지를 받으러 가게 될 것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닌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강조해야 된다. 우린 상대방이 뭘 원하는지 알고 있다. 채용공고다. 우리 회사는 어떤 회사고 어떤 사람을 어떤 직무에서 뽑으려고 한다는 정보를 다 주었다. "내가 바로 거기에 적임자다"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서 전단지를 뿌려야 하지 않겠는가?
기업이 자기소개를 통해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이 사람이 맡겨진 일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채용담당자는 지원자의 역량이 회사에서 근무하는데 충분한지 판단해야 된다. 역량평가는 담당직무 분석력, 조직 분석력, 문서 커뮤니테이션 등을 포함한다.
1. 직무 분석력
취업 후 내가 할 일을 잘 파악하고, 필요한 기술을 가지고 교육을 받았는지 확인한다. 입사 후 주로 쓰는 프로그램(워드, 엑셀 등) 활용능력이 있는지 있다면 관련 자격증 등으로 검증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2. 회사 분석력
회사의 조직문화 속에 내가 어떻게 융화될 것인지 써야 된다. 블라인드 게시판이나 회사 리뷰 페이지에 보면 회사에 문화에 대한 자세히 나와있다. 예를 들면 공무원 공기업은 상명하복이다. 민간기업은 구글은 수평조직, 대기업은 군대문화 등으로 요약된다. 회사 조직문화에 따라 카멜리온처럼 변해야 한다.
3. 커뮤니케이션 능력
글과 말로써 자신의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군더더기 없이 사실 위주로 서술한다. 그리고 자기의 말에 논리력이 있어야 한다. 자기주장에 대한 근거와 증거가 명확해야 한다. 그래야 전체 글에 설득력이 생긴다.
취업시즌이 다가오면 취준생들은 바빠진다. 인터넷에 합격하는 자기소개서 예시를 검색한다. 거기서 아주 그럴듯해 보이는 예시를 여러 개 뽑는다. 그래서 성장 배경은 A 예시문을 활용하고, 지원동기는 B 예시문을 활용해서 그럴듯하게 복짜(복사하여 짜깁기)를 시행한다. 최근 표절검사 소프트웨어(프리즘)로 점검한 결과('22.4.7)를 보면 123만 건 문서중 47%에 해당되는 문서가 표절이 의심된다는 결과가 있다.
그런데 사람이 봐도 항상 보던 문구들이 존재한다. 복짜된 자기소개서를 읽어보면 대번에 짜깁기 문서인지 확인이 가능하다. 전체적인 흐름이 탁 막히고, 심할 때는 다중 인격 같이 묘사되기도 한다. 여러 예시문을 짬뽕하니 그렇다. 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자기 가치관이 명확해서 일관되게 행동하는 인재를 선호한다. 물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대응력도 중요하다. 회사에서 뽑는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경험과 우수한 인재를 뽑는 것이다. 이리저리 휘둘리는 사람을 싫어한다는 의미다.
기본적으로는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이야기이다. 자기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는 나의 삶을 돌아봐야 한다.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롤 모델은 누군지에 대한 이야기를 써야 한다. 다만 이걸로 그치면 안 된다. 이런 나의 다양한 경험과 성향이 지원하는 회사와 직무에 맞게끔 연계해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채용담당자가 원하는 것을 분석하고, 내가 바로 당신이 찾던 그 사람이라고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된다.
자기소개서는 기본적으로 SEB(Subject, Evidence, Benefit)의 순서대로 써야 된다. 예를 들면 먼저 "나는 마케팅 역량이 강합니다."라는 주제(subject)를 던진다. 그다음에는 증거(Evidence)를 제시한다. "제가 편의점에서 근무하면서 10% 매출 증액을 발생시킨 적이 있습니다."저는 상품별 매출액 추이를 조사하였고, 그중에서 잘 팔리는 1+1 상품을 고객 통행이 많은 곳에 진열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직에 기여(Benefit)할 수 있는 부분을 언급한다. "저의 마케팅 역량으로 매출 증대에 기여하고 회사 비전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로 마무리한다.
나의 성격이나 강약점 등은 다 이런 식으로 서술하면 된다. 다만 좋은 말 추상적인 말은 최대한 삼가야 된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회사와 함께 성장하겠습니다." 회사의 인재상을 미리 파악하여 내가 그런 인재라는 점을 부각해야 된다. 예를 들면 글로벌 인재라는 인재상에 대해서는 "어렸을 적에 여행을 많이 다녀서 다른 곳의 문화를 수용할 줄 아는 능력이 있습니다."라고 경험과 인재상을 부합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기소개서는 채용절차에서 다방면으로 활용된다. 서류전형 시에도 이력서와 함께 참고자료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면접 때도 면접관이 자기소개서 중심으로 질문한다. 채용 절차상 모든 과정에서 사용되는 핵심 문서라고 보면 된다. 이처럼 중요한 자기소개서를 잘 써서 합격의 기쁨을 누리길 바란다.
1분 자기소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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