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나 Jan 03. 2023

이게 사랑이 아니면

12월 31일, 평소와 같이 일을 마치고


지친 하루의 끝에 같이 장을 보고 집으로 들어갔다.


집엔 우리가 함께 키우는 5마리의 강아지가 기다리고 있고


나는 들어가자마자 집안 정리부터 시작을 한다.


주로 요리는 언니가 담당하고 그 외는 내가 담당할 때가 많다.


씻고 소파에 앉아 지친 모습의 언니가


도저히 체력이 안 돼서 음식을 시키려고도 했지만


그래도 만들면 그걸 맛있게 먹는 나의 표정이 생각이 났다면서


몸을 일으켜 저녁을 준비해 준다.


"근데 우린 이제 찐 가족이네. 엄마의 마음은 혹시 이런 마음인가?"


"스킨십하고 연애한다고 ㅈㄹ하고 그런 게 사랑이냐? 이게 사랑이지? 서로가 서로를 정말 아낄 줄 아는 것."


이런 언니의 말을 듣고 나는 빨래를 개면서 웃었다.


표현이 많은 나와 달리 언니는 이런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가끔 이럴 때마다 정말 사랑스러워서 심장이 아파진다.


2023년, 벌써 우리가 같이 산지 4년째가 된다.


표현이 이상할 수도 있지만


우린 신기하게도 하루하루 친해진다.


매일매일 타는 차 안에서 음악 소리가 방해된다고 느낄 정도로


저녁을 먹을 때 넥플릭스를 틀어도 몇 번이나 같은 장면을 다시 볼 정도로


수다를 떨고 할 말이 많고


하루하루 서로의 대한 관심이 많아진다.


혹시 이 사람과의 만남에 이번 생의 내 운을 다 쓴 건 아닐까.


주변에서 우리에 대해 무슨 관계냐는 질문을 하도 많이 들어서


그때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대답을 해왔지만


올핸 그냥 '부부'라고 대답할까.

작가의 이전글 한 50대쯤 언니의 1순위가 되고 싶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