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뉴스 하나가 있었다.
즉슨, 우리나라 외교부가 건물 밖에 좌우가 바뀐 엉터리 태극기를 걸었다는 내용이었다.
아래 비교사진 보시면 태극문양도 그렇고 무엇보다 4괘 ( _ , = , == ) 가 좌우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좌) 외교부 청사 태극기 (우) 일반 태극기
결론만 말씀드려 왼쪽 태극기는 엉터리가 아니라 태극기 여러 버젼 중 하나로서, 바로 백범 김구 선생의 손글씨가 쓰여진 이른바 '김구 서명 태극기'라고 불리는 태극기이다. 제대로 맞게 된 것이며, 이번에 제80주년을 맞는 뜻깊은 광복절에 게양한 것이었다.
비단 외교부뿐 아니라 여러 지자체들도 이 태극기를 게양했는데 경남도청이 그 예이다.
왼쪽은 경남도청사에 작년 79주년에 걸렸던 일반(?!) 태극기이고, 광복 8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오른쪽에 같은 장소에 '김구 서명문 태극기'라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게양되었다. 전수조사를 한 것은 아니나 올해 김구 선생이라든지 민족지사와 관련된 태극기에 대한 관심과 게양이 많아진 듯 하다.
이와 같이 현재모양대로 정착되기 전에 초기에는 태극기의 괘모양, 괘 배열, 태극 모양 등에 따라 여러 버젼이 있었다는 내용이고, 3.1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았던 지난 2019년에 16종의 태극기 우표가 발행된 바 있었다. 이른바 '역사 속의 태극기' 시리즈 이름하에..
태극기 면면을 보니 무언가 다들 구구한 사연들이 있을 것 같으다.
하나씩 살펴보자
먼저
1.데니태극기
구한말 고종이 미국인 외교 고문 데니에게 하사한 이른바 데니 태극기는 1890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존하는 태극기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
2018년 제주 국제 관함식, 우리 독도함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데니 태극기' 대형 버젼이 게양된 바 있었다.
위풍당당...
2. 다음은.. 한국전쟁 당시 경주지역 학도병 태극기.
당시의 다짐들..
전선으로 향하던 학도병들
어리디 어린..
나의 아버님들이자 나의 동생들...
3. 불원복 (不遠復) 태극기
영화 밀정에서 친일파 아니 매국노 이정재의 변, "절대 광복은 없을것 같아서, 아주 멀 것 같아서.."
그런데 의병장 고광순은 불원복 (不遠復) ..
광복이 멀지 아니하다고 하셨다. 당신이 옳으셨다.
조선시대로 거슬러 가서 임진왜란 금산 전투에서 장렬히 순국한 의병장 고경명이란 분이 계시는데... 그 피는 어디안가는지 그분의 12대손이 바로 고광순 의병장 (왼쪽사진). 태극기를 드신 분은 의병장 분의 손자
4. 자수 태극기 (남상락 지사)
1919.3.1운동을 이어받아 4월4일 당진 만세운동에서 쓰기 위해 실로 목숨을 걸고 숨겨서 반입했던 자수태극기
아래사진 : 자수태극기를 은밀히 지니셨던 램프를 설명하는 남 지사의 자제분. (사진의 오른쪽 분)
이 자수 태극기가 광화문에 걸리기도 했었다.
자수 태극기와 불원복 태극기를 나란히 첩부해 보다.
5.동덕여자의숙 학사에 1908년 개교시 걸렸던 교육보국의 뜻깊은 태극기
동덕 그때와 지금
그후 각계 졸업생들이 활약하고 계시고.
누군지.. 둘다 아시리라 생각하며..
다음은
6.명신여학교 (현 숙명여중 ᆞ고ᆞ대)
설립자라 할수 있는 순헌황귀비 엄씨가 학교에하사하신 태극기. 도로이름에 그분의 이름을 따서 명예도로명이 주어지기도.
순헌황귀비 존영과, 숙명학교 출신 故박완서 작가님.(여고 44년 입학)
두 여학교 우표 나란히 배치.
7.버스비어 태극기
6.25 전에 참전했던 미국 해병대원 Mr. 버스비어.
과거와 현재
이 분이 소장하시다가 기증한 태극기.
현재 하남시 역사박물관에 보관중.
(버스비어씨가 기증했던 미국의 리틀락시와 하남시가 자매결연 관계인 인연으로)
버스비어 태극기를 자세히 보면 괘 부분 밑그림 보이고
파란부분의 상대적 거친 면을 보아 일장기 위에 비밀리에 덧칠한 것 !
그리고 이 태극기를 고이 간직해온 버스비어씨.
박물관 입구 기증자 명에 영문으로 된 버스비어 (Busbea)씨 이름이 보인다.
8.진관사 태극기
메이킨이 아니, 고려시대 현종이 즉위 이전에 자객들로부터 자신의 생명을 지켜준 진관대사에 보은코자 지어준 절 진관사...
그로부터 900 여년이 지난 시점에
그 진관사 승려들이 일제 국난에 이렇게 또 분연히 일어났으니..
그런데 이 진관사 태극기 역시 일장기 위에 비밀리에 덧칠하여 만든 것 !!
이 공통점을 갖는 진관사 태극기와 버스비어 태극기..
이 둘을 나란히 배치, 소인
9.김구 서명 태극기
요즘 그 핫한 태극기...
외교부 건물 밖에 초대형 버젼으로 만들어져 걸리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김구 주석이 1941년에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벨기에 출신의 매우사(梅雨絲, 미우스 오그) 신부에게 준 태극기.. 1941년이니 충칭시대..
바탕에는 광복군에 대한 우리 동포들의 지원을 당부한 실로 애끓고 구구절절한 김구 선생 친필 묵서가 쓰여져 있다.
" 망국의 설움을 면하려거든 자유와 행복을 누리려거든
정력 인력 물력을 광복군에 바쳐서
강노말세(힘을 가진 세상의 나쁜 무리)의 원수 일본을 타도하고 조국의 독립을 완성하자 " 의 내용.
이후 안창호 선생님의 부인 이혜련님이 가지고 있다가 독립기념관에 기증되어 현재에 이르고.
다음은 삼각형모양..
10.독립만세 태극기
하나가 둘이 되고,
넷이 되고..
그렇게 퍼져나간...독립의 함성들.
나란히 소인.
11~12. 입법기관 임시의정원 태극기 2개
마침 현 국회가 있는 여의도 우체국 소인.
당시 의정원회의 재연 모습.
..많다~ 속도를 좀 내봐야겠다.
13.목판
3.1 만세운동 전날 은밀히 모여 등사하여 찍어냈을 수많은 태극기들. 그리고 목판들
14.강릉선교장.
동진학교... 강릉최초의 근대적 학교의 태극기.
강릉 지방 청소년들에게 근대지식을 보급함은 물론 인재를 양성하여 조국의 독립과 고향의 발전에 공헌하고자 이근우 선생이 만듬. 이후 일제탄압과 재정난으로 폐교되어버리고 말았던...
15.독립에 대한 비원을 담아 서명한 광복군 태극기도
독립. 그저 독립...
태양의 후예 아니 광복군의 후예, 대한민국 국군
이젠 당당 세계 7위의 군사대국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6.이철희 사변폭발 (6.25 발발이란 뜻) 태극기..
대구 충혼탑에 대형버젼 전시.
625 당시의 생생한 기록을 태극기에 빽빽히 기입하여 그 역사적 가치도 높은
사변폭발 태극기..까지 해서
이상 16종의 태극기 리뷰 끝.
무릇 해외에 나가서 태극기를 보면 누구나 애국자 된다는 말이 있기는 하다. UN본부 앞에서 생각도 못했던 태극기를 보며 갑자기 국뽕이 차오르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관련 우표 몇장 좀 만지작 거렸기로서니 어찌 감히 스스로 애국자네 마네 할 것이냐. 천만의 말씀이겠지만, 다만 다소 얼마간의 시간이라도 온전히 할애되어 평소 생각않고 살았던 부분을 떠올려 봤던 것 같고, 오늘이 아직 해당 브런치북의 연재 요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침 광복절이다보니, 연재날짜 준수의 팝업창에도 불구하고 글 하나 공유하고 싶어 포스팅하는 바이다.
-일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