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 올라요
두웅실
나대지 말라고
어젯밤부터 살살
달래 놓은 내 마음
알록달록 무지개 지붕 보자마자
딸기색 솜사탕 혀 끝에 닿자마자
녹아버려요 사르르
소리 내어 웃어도 괜찮대요
발 구르며 달려도 괜찮대요
내 마음도 비트에 맞춰
쿵.쿵. 까르르
그렇다면 말이에요 오늘만큼은
못다 한 숙제 닿지 못한 시험범위 다 잊고
닿는 곳 없어도 떠오르는 공중그네 곡예사처럼
두웅실 떠올라도 될까요
하늘인지 땅인지
구름인지 솜사탕인지
내일이면 사라질 마술사의 트릭이라도
커다란 귀로 날아오른 덤보처럼
두둥실 날아봐도 괜찮을까요
'서커스'라는 주제를 듣자마자 떠오른 건 파란 하늘과 그 하늘만큼 청명한 웃음소리, 꿈결처럼 부드러운 솜사탕이었어요.
어린 시절 기억 속의 서커스와 그날은,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안에 그렇게나 빛나고 달콤하게 남아 있었나 봅니다.
생각만으로도 내가 가벼워지는 그런 기억이 있으신가요?
어쩌면, 나도 모르게, 내 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