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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페토 할아버지의 혼잣말

by 봄햇살


"시계/ The Clock", cardboard, COPYRIGHT 2025. BOM All rights reserved.



무해한 종이에

팔다리를

옳게 그리고

딱 좋을 숫자를 고민한다


정갈하고 적당한 나무를 찾아

골라 모으는 내내

걷는 내내 자는 내내

널 그리고 짚어본다


너무 무르지도 단단하지도 않게

너무 복잡해 모르지 않게

너무 단순해 심심치 않게


보이지 않는 심장도

식지 않을 열정으로

덮여버릴 내장도

멈추지 않을 튼튼함으로


저린 손가락 풀어가며

졸린 눈 비비며

정성을 다하는 건


네가 내게

그냥 나무인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림이든 글이든 작업을 하다 보면,

내가 매만지고 있는 녀석에게 정이 듭니다.

그리고 어느새 사람 대하듯 하고 있더라고요 제가.

피노키오를 만든 할아버지의 마음이 이랬을까요.

아마도 모든 창작자의 마음이겠죠.



"시계/ The Clock", cardboard, COPYRIGHT 2025. BOM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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