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7 동료/친구 4 - 당했네 당했어

중년 남자의 잡생각

by B 밀


친구 중 한 명과 술자리를 했다.


A 회사의 CEO인 분이

B회사의 CEO로 지원하면서,

그분의 CEO 입사지원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이 친구가 만들어 줬다고 한다.


현재는 서로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과거 둘이 같이 일한 경험이 있고,

업계의 알 만한 사람들이라면

그 CEO와 이 친구는 각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무엇인가를 약속하고

(엄밀히 말하면 약속했다고 착각한 거다),

이 친구는 최선을 다해 자료를 만들어줬고

그분은 원하는 회사의 CEO로 입사를 했다.


후에 그분이

저녁 자리를 하자고 하여 나갔는데


“너랑 나랑 같은 대학교 출신인데, 여기 그 대학

출신이 너무 많아. 그래서 널 불러오지 못하겠어.

상황 봐서 부를게”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도 생각해주는 마음이 고맙고,

사정이 있으니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했는데


그 술자리 이후

해당 CEO가 새롭게 간 회사에 입사하는 임원들은

모두 그 CEO와 같은 학교 출신들이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 연락도 한 번도 없다고 한다.




내가 말한다.


“쿠쿠쿠. 당했네. 당했어.”


“마저. 아주 못된 놈이야.

써먹기만 하고, 핑계만 대고.”


“야. 그 사람하고 안 지가 20년 되었나?

그냥 연 끊어.

그리고 나중에 연락 오지?

또 필요에 의해 부를 뿐이야.

써먹기 좋거든.

싼 값에 쓰거나,

돈 없이도 쓸 수 있는 사람이라 널 생각하겠지.

자기한테 로열티 좋은

무료로 쓸 수 있는 일 잘하는 사람”


“흐흐흐. 그러게. 씨발”


“짠”




이제는

의리로 뭐 해 주고,

그러며 살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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