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자의 잡생각
둘째의 애완견, 애완묘를 사달라는
조름이 점점 심해진다.
하지만 와이프와 첫째의
절대 안 된다는 생각 또한 완고하다.
며칠 후
둘째는 그럼 거북이를 키우자고 한다.
동네 친구 중 한 명이 거북이를 키우는데
너무 예쁘다며 키우고 싶다고 난리다.
와이프와 상의 한 끝에
어항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집 안을 어지럽히는 것도 아니고,
털이 빠지는 것도 아니니,
애완 거북이를 키우는 것으로 결정한다.
무엇보다 저렇게까지 애완동물이 갖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 둘째를 보니 안쓰러운 마음도 들고.
둘째와 함께
거북이를 사러 간다.
정말 손바닥 1/4도 안 되는 새끼들이다.
두 마리를 사서 집으로 가져온다.
어항, 공기정화기, 모래, 장식품 등등
생각보다 돈이 꽤 들어간다.
집에 와 어항을 설치하고
둘째는 한 시간을 어항 속만 들여다본다.
두 마리의 거북이에게 이름도 지어준다.
한 시간 후,
아이는 딴짓을 하며 놀고 있다.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와이프와 첫째, 그리고 둘째까지
어항 근처에 온 사람이 아무도 없다.
매일 세끼의 밥을 주고,
일주일에 두 번씩 어항 물을 갈아주는 것은
오로지 나의 몫이다.
둘째에게 말한다.
“너 거북이 안 키울 거야?
그렇게 사달라고 말하고서는
근처에 온 적도 없잖아!”
“응? 아~ 거북이 징그러! 아빠가 키워.”
“뭐? 너 그럼 거북이 다른 사람 줘 버린다.”
“그래”
난 와이프와 아이들에게 경고한다.
이렇게 돌보지 않으면 진짜 팔아 버린다고.
아무도 대꾸조차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라는 표정뿐이다.
인터넷을 통해
분양받을 사람을 찾아 거북이를 보냈다.
그날 저녁,
식사 시간에 거북이를 보냈다고 했더니
가족 모두 난리다.
“아빠. 너무해!
어떻게 쥴리와 미니를 보낼 수 있어?
인사도 못했는데 그렇게 보내는 게 어딨어?
아빠. 미워!”
둘째의 말도 어이없지만
와이프와 첫째까지 거들며
나에게 뭐라고 하는 걸 들으니
헛웃음만 나온다.
저녁 식사 자리가 끝나고는
아무도 거북이 이야기를 안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거북이에 ‘거’자도 꺼낸 사람이 없다.
‘동물 키우는 건 우리 집은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