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자의 잡생각
친구 중 한 명과 술자리를 했다.
A 회사의 CEO인 분이
B회사의 CEO로 지원하면서,
그분의 CEO 입사지원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이 친구가 만들어 줬다고 한다.
현재는 서로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과거 둘이 같이 일한 경험이 있고,
업계의 알 만한 사람들이라면
그 CEO와 이 친구는 각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무엇인가를 약속하고
(엄밀히 말하면 약속했다고 착각한 거다),
이 친구는 최선을 다해 자료를 만들어줬고
그분은 원하는 회사의 CEO로 입사를 했다.
후에 그분이
저녁 자리를 하자고 하여 나갔는데
“너랑 나랑 같은 대학교 출신인데, 여기 그 대학
출신이 너무 많아. 그래서 널 불러오지 못하겠어.
상황 봐서 부를게”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도 생각해주는 마음이 고맙고,
사정이 있으니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했는데
그 술자리 이후
해당 CEO가 새롭게 간 회사에 입사하는 임원들은
모두 그 CEO와 같은 학교 출신들이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 연락도 한 번도 없다고 한다.
내가 말한다.
“쿠쿠쿠. 당했네. 당했어.”
“마저. 아주 못된 놈이야.
써먹기만 하고, 핑계만 대고.”
“야. 그 사람하고 안 지가 20년 되었나?
그냥 연 끊어.
그리고 나중에 연락 오지?
또 필요에 의해 부를 뿐이야.
써먹기 좋거든.
싼 값에 쓰거나,
돈 없이도 쓸 수 있는 사람이라 널 생각하겠지.
자기한테 로열티 좋은
무료로 쓸 수 있는 일 잘하는 사람”
“흐흐흐. 그러게. 씨발”
“짠”
이제는
의리로 뭐 해 주고,
그러며 살고 싶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