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에서 애 키우고 싶어요
아이가 영유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아빠들도 사는 곳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한다. 과연 살기 좋은 곳은 어디일까? 학교 좋고 학원 보내기 좋은 곳이다. 그럼 결론은 하나다. 강남이다. 대치동이다. 그다음은 목동이다. 그다음은? 서울에서는 그다지 답이 없다. 압구정 정도를 생각할 수 있으나 그곳은 평당 1억 인 곳이다. 평범한 직장인이 꿈꿀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대치동은 양이나 질이나 사교육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영어 수학 과학 국어 종합반, 유치, 초등, 중등, 고등, 재수까지 포트폴리오가 완벽하다. 그리고 학원의 핵심인 강사, 가장 좋은 강사는 대치동에 모여있다. 대치동 본점을 두고 목동이나 마포에 지점을 두는 학원들도 1타 강사는 대치동에 있지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일은 드물다. 그래서 같은 학원이라도 대치동과 나머지는 같을 수가 없다. 강사가 다르고 자료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치동은 유치원생부터 재수생까지 공부하기에 최적의 시스템을 갖춘 곳이다. 내신의 불리함은 있지만 그래도 가장 완벽한 환경을 제공하는 곳이 대치동이다. 왜 대치동이 사교육의 근원으로 비난받아야 하는가? 오히려 학부모인 내 입장에서는 가장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최고의 선택이다. 가능하다면 대치동에 살아야 하고 경제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면 대치동으로 학원을 방학이라도 보내야 한다. 오죽하면 주말에 KTX를 타고 대치동 학원에 오거나 방학이면 대치동에서 기숙하면서 학원에 다니겠는가?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은 잡겠다고 하면서 외고 자사고를 다 폐지하는 정책을 폈다. 매우 일관성이 부족한 정책 조합니다. 강남 8 학군을 제외하고 부모들이 선택할 수 있는 고등학교 선택지는 외고 자사고 등 특목고정도다. 대치동의 대안들인 것이다. 그런데 그들을 전부 폐지하면 답은 하나밖에 없다. 8 학군이다. 대치동이다. 그럼 대치동, 강남 집값은 수요가 폭발할 수밖에 없다. 자사고 외고를 폐지하면서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생각은 콜라는 마시면서 살은 빼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대치동의 대안들로 학부모 입장에서 고려할 수 있는 곳들이다. 목동, 상계동은 유명한 학원가다. 마포에도 최근 대흥역 일대 학원가가 세팅되면서 마용성 중에 유일하게 학원가가 있는 곳이 되었다. 마포는 이 학원가로 인해서 훨씬 아이 키우면서 살기 좋은 곳이 됐다. 잠실의 학원사거리 근처나 고덕역 인근 학원가도 자리 잡고 있지만 목동만은 못하다. 오히려 인천의 대치동, 송도가 학원 집적도는 더 높아서 교육에는 더 유리하다. 이 정도를 벗어나면 그냥 동네학원이다. 학원가가 더 많아져야 한다. 그래야 접근성이 높아지고 학부모들의 학원 고민은 줄어든다. 어차피 현재 교육시스템에서 학원은 불가결하다. 그럼 좋은 학원이 필요할 뿐이다.
대치동 사교육 시스템을 비난하거나, 대치 사교육을 억제하려 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다. 그것은 시장의 수요에 반하고, 인간의 기본 욕구에 반하기 때문이다. 어떤 부모든 내 아이를 더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고, 더 좋은 교육을 시키고 싶다. 그것은 당연한 욕구다. 자본주의 시장이 좋은 것은 시장에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생기고 이런 수요 공급은 생태계를 이룬다는 점이다.
사교육의 해법은 대치동을 없애려고 하지 말고 오히려 대치동 같은 곳을 더 많이 더 많이 만들게 해야 한다. 그래서 부모들에게, 학생들에게 더 많은 선택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나에게 맞는 맞춤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