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귀신작전 이젠 그만,,,
“조선 초의 일이다.
일 없이 노니며 남 참견하는 것을 인생의 낙으로 삼는 이첨지가 하루는 바다 마을을 배회하다 어부 하나를 발견하고 시비라도 틀 참으로 다가갔는데, 마침 대나무 망태기가 옆에 보이는 것이 아닌가?
대나무 망태기안에 게가 가득인데 뚜껑이 없다.
‘여보, 이 안에 게가 전부 살아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습니다.’
‘도망이라도 치면 어쩌려고 뚜껑을 덮어놓지 않는단 말인가.’
그러자 어부가 말하기를
‘당체 조선 게라는 것들은 자기 몸 상하는 것보다 남 잘 되는 것이 더 걱정인지라,
한 놈이 망태기 밖으로 나가려고 하면 다른 놈들이 힘을 합쳐 끌어내립니다. 무슨 뚜껑이 필요하겠습니까?’라 고 하였다.
그러자 이첨지는
‘과연 조선 땅에서는 게나 사람이나 다를 바가 없구나!’
감탄하며 큰 깨달음을 얻었다 한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들에 ‘조선시대의 이야기’라면서 ‘조선 게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퍼지고 있는 글이다.
이 이야기를 접하면서 ‘크랩 멘탈리티(crab mentality)’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번역하자면 '게 마인드' 정도로 표현할 수 있지 않나 싶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남들이 성공하는 모습을 눈 뜨고 보지 못하고 끌어내리려는 마음가짐”을 가리키는 말이다.
남이 잘 되는 꼴을 못 보는 것으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가 ‘크랩 멘탈리티’의 딱 맞는 의역이 아닐까 싶다.
아니다, 한 가지가 더 떠오른다. 이름하여 ‘물귀신 작전’이다.
“양동이에 담아 둔 게 들의 특성에서 비롯되었다. 게는 양동이에 한 마리만 담아 두면 알아서 기어올라와 빠져나갈 수 있지만 여기 여러 마리의 게가 있으면 한 마리가 나가려고 할 때 다른 녀석이 그 게를 잡고 끌어내려서 결국 모두가 못 나가게 된다. 이 현상에 빗대어 이런 태도를 '크랩 멘탈리티'라고 부르게 되었다.” 크랩 멘탈리티의 정의다.
나무위키는 영어로 아예 용어까지 만들어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바람직하지 못한 보편적 마음가짐의 한 형태라고 꼬집고 있다.
아울러 영어에서 형성된 ‘게 마인드’를 한국말에 접목시켜 ’ 조선 게 이야기‘로 각색한 게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도 나무위키는 제시하고 있다.
전에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라기보다는 ’ 게 마인드‘를 각색한 한국어 버전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크랩 멘탈리티가 시사하는 것은 질투다.
상생해도 모자랄 판인데 질투심이 발동, 남을 끌어내리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는 현세를 개탄하는 것이다.
혹자는 “더불어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에게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자각해야 한다. 진정한 승부는 ‘경쟁’이 아닌 ‘상생’ 임을 깨달을 때 비로소 정정당당한 승부는 시작된다. 이를 위해선 승자는 패자의 아픔을 아우르는 미덕이, 패자는 툴툴 털어내고 새롭게 시작할 여유가 필요하다.”라고 주창한다.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실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차이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 타인과 함께, 타인을 통해서 협력할 때 비로소 위대한 것이 탄생한다.”
쌩떽쥐베리의 어록 중 하나다.
이 말이 크랩 멘탈리티를 능가하는 것 같다.
크랩 멘탈리티,,, 우리가 지양해야 할 부분이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