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여배우 이름에서 따온 고유명시‘
명품 백을 소유한다는 것은 지구촌 여성 모두의 로망이다.
오죽하면 명품을 가리켜 “비슷한 기능을 가진 기종 중에서 기능이 가장 우수한 제품“의 ‘하이 엔드(high end)’라고 칭할 까?
올라갈 때까지 올라간 제일 꼭대기라는 의미가 가슴속에 와닿는다.
에르메스 백은 명품 백의 지존으로 꼽힌다.
에르메스의 간판 명품 백은 ‘버킨’과 ‘켈리’다.
두 이름 모두 영화배우 이름이다.
우선 켈리 백은 미국 최고 여배우에서 일약 모나코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Grace Kelly)가 사랑하던 백이어서 ’ 켈리 백‘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1950년대 중반 그레이스 켈리가 에르메스 백으로 임신한 배를 가리면서 더더욱 뭇 여성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고, 전 세계 잡지에 그녀의 사진이 등장하며 이 백에 대한 수요가 폭발했다.
켈리가 든 백이라고 해서 ’ 켈리 백‘으로 회자되고 있지만 켈리 백이 브랜드 네임으로 에르메르에서 공식화된 것은 1977년이라고 한다.
’ 버킨 백‘ 역시, 영화배우 이름이다.
1984년 파리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에어프랑스 비행기 안에서 ’ 원더월 (Wonderwall)’과 ‘블로우 (Blowup‘)’과 같은 영화로 이름을 알린 제인 버킨(Jane Birkin)이 에르메스 최고 경영자와 동석하게 된 게 버킨 백 탄생의 배경이라고 한다.
비행기 안 선반 위에 백을 올려놓는 과정에서 버킨의 백이 실수로 열리면서 화장품 등 소지품이 우르르 통로로 떨어지면서 버킨 백은 탄생된 것이다.
버킨의 옆좌석에 있다가 백이 쏟아지는 장면을 목격한 이는 당시 에르메스의 CEO인 장 루이 뒤마(Jean-Louis Dumas).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버킨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백과 뒤마가 추천하는 수납공간에 대한 오랜 논의 끝에 버킨 백의 대략적인 윤곽이 비행기 안에서 잡힌 것.
당시 영국 영화배우 버킨은 ”켈리 백보다 는 약간 크면서 세르쥬 갱스부르(Serge Gainsbourg)의 여행 가방보다는 작은 사이즈의 백이면서 여성들이 소지품, 특히 자녀들의 유아용품들을 넣고 다니기에 안성맞춤이면 좋겠다 “고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연유에서인지 , 버킨 백은 백의 사이즈에 민감한 사람들의 취향을 타깃으로 한다.
클래식 버킨 백은 25와 30, 35 그리고 40 총 네 가지 사이즈가 있다.
각각의 숫자는 센티미터로 표기되는 버킨 백의 너비를 의미한다.
백을 드는 이의 일정이나 상황에 따라 백 사이즈를 선택하게 함이 특징이다.
많은 여성들이 버킨 35를 여행용의 으뜸으로 친다.
버킨 백에 사용되는 가죽 소재도 버킨을 갖고 싶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버킨 25는 토고(Togo) 가죽 소재다.
버킨 30은 엡송(Epsom) 소재이고 , 버킨 35는 끌레망스(Clemence 가죽) 소재다.
사이즈마다 가죽 소재를 달리하는 것은 독특한 가죽 소재와 섬세한 컬러가 각각의 백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죽소재마다의 부드러움, 탄력성, 견고함, 양질의 질감 등을 고객들이 복합적으로 느끼게 하기 위함이다.
에르메스가 사용하는 가죽 소재는 약 30가지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박음질 역시 사이즈나 가죽소재만큼이나, 명품백에 있어서는 명품의 등급을 매기는 주요 변수다.
르투르네(Retourne)와 셀리에(Sellier)가 양대 박음질(스티칭) 기법이라고 한다.
자유분방한 이미지와 관능적 매력을 앞세워 1960~1970년대 배우와 가수·모델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던 프랑스 대중문화의 아이콘 제인 버킨이 76세를
일기로 최근 별세했다.
켈리백도, 버킨백도 이름을 내 준 주인공들은 하늘나라로 가버리고 말았다.
영화배우를 내세운 에르메스의 마케팅 전략에 의거한다면 세 번째 백의 이름 역시 영화배우 일
공산이 커 보인다.
한국인. 여배우라고 그 주인공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아카데미상 시상식만큼이나 기대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