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별 ’ 에스프레소 바‘
‘아아’는 옛 말, ’ 에스프레소‘ 가 대세!
요즘 젊은이들이 사이,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말이다.
‘아아!’ 즉, 아이스 아메리카노 대신 에스프레소 마시겠다는 얘기다.
커피 본연의 오롯한 맛과 향을 음미할 수 있는 정통 에스프레소의 매력에 빠져가는 이들이 최근 들어 늘고 있다.
한겨울에도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외치던 한국 커피 시장에 ‘에스프레소 바’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잠시 여행을 떠난 것처럼, 이탈리아의 커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근사한 에스프레소 바가 스멀스멀 생겨 나더니 급기야 붐이다.
커피에도 트렌드가 있는 것 같다.
에스프레소라 함은 “고온ㆍ고압하에서 곱게 간 커피 가루에 물을 가해, 30초 이내에 커피를 추출해 낸 것”을 의미한다.
에스프레소의 어원은 “압력을 가해(press) 짜낸다(ex-, es-)”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중의적인 의미로 빠르게(express) 추출해 냈다는 뜻이 담겨 있지 않나 싶다.
전통적인 방식처럼 원두 가루를 물에 넣고 끓이거나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내는 커피는 단시간에 대량으로 만들어 내기가 어렵다.
19세기 들어 산업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빠듯한 식사시간 또는 휴식시간에 커피를 즐기려는 인원이 일순간 급증하자, 보다 신속하게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 절실했다.
이에 따라 19세기 중반부터 온수 대신에 고압의 수증기를 원두 가루에 통과시키는 방식이 영국, 프랑스 등지에서 생겨났다.
이를 참조해 이탈리아의 안젤라 모리온도(Angela Moriondo)는 1884년에 증기압 추출 기계에 대한 특허를 최초로 취득한 게 에스프레소 커피의 효시다.
이 에스프레소에 물을 부어 희석시키면, 아메리카노가 되고 우유를 넣으면 카푸치노, 카페라테, 플랫 화이트, 코르타도가 되는 등, 다양한 베리에이션(종류)의 커피를 만들 수 있다.
에스프레소는 아주 진하고 독한 맛을 자랑한다.
농도가 진하기 때문에 카페인 함유량이 많을 것 같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아주 진한 순수 원액 커피지만 1회 제공량이 워낙 적고 빠르게 추출하기 때문에 총 카페인 함유량은 오히려 낮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실험결과에 기초한다.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는 법은 따로 없다.
인스턴트커피에 설탕 몇 수저 프림 몇 수저를 고집하는 사람은 있어도 마시는 방법에 이러니 저러니 하는 괴짜는 없듯 이, 에스프레소도 최상의 맛을 위해 이것저것 고집할 순 있어도, 마시는 법은 딱히 정형화된 게 없다.
에스프레소의 종주국이라 해고 과언이 아닌 이탈리아에서는 쓴 맛을 희석시키기 위해 설탕을 첨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주로 각설탕을 한 두 덩어리 넣는다.
이탈리아나 미국과는 달리, 우리네 에스프레소 바를 가 보니, 메뉴가 참 다양하다.
스파게티, 파스타의 고향, 이탈리아에서 그 종류가 100 여가 지라 하는 데, 일본 도쿄의 우리네 서울로 말하면 이태원 격인 롯폰기로 이탈리아 파스타가 상륙한 이후, 퓨전 파스타 가짓수가 300여 개를 넘어섰다는 것에 비등할 정도로 한국 에스프레소 바의 메뉴는 다양하다.
아무것도 넣지 않은 순수한 에스프레소를 ‘카페 에스프레소’라고 한다.
’ 솔로’는 에스프레소 1잔, ‘도피오’는 2잔 분량을 말한다. 싱글과 더블이라 안 한다.
분량은 카페 에스프레소의 절반이면서도 맛은 강한 것은 ‘리스트레토’다.
농도가 진하고 강한 맛이 나지만, 숙련된 바리스타가 잘 뽑아낸 리스트레토는 오히려 단맛이 나기도 한다.
시간을 길게 추출해서 커피의 씁쓸한 뒷맛을 강조한 ‘룽고’ 외에도 ‘마키아또(에스프레소+우유거품)’ ‘로마노(에스프레소+레몬조림 1조각)’ ‘피에노(에스프레소+크림+카카오 파우더)’, ‘ 콘 파냐(에스프레소+휘핑 생크림)’ ‘삐 에노( 에스프레소 + 위핑크림+ 설탕 + 카카오 파우더 ) , 마자그랑(리스트레토+탄산수+레몬청)’, 아포가토( 에스프레소 + 아이스크림 ) ‘ 등이 대표적 에스프레소 메뉴다.
에스프레소 바람이 국내에 신선하게 불고 있다.
커피는 흔히 눈으로 마시고, 귀로 마시며, 코로 마시고, 입으로 마시고, 온몸으로 마실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한 잔의 커피로 즐거움과 행복을 동시에 느끼게 해 주는 매력이 있어서다.
아니, 매력 덩어리다.
크레마(crema)는 에스프레소 잔, 상부에 얇게 펼쳐지는 갈색 빛 크림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크레마가 많다고 해서 좋은 품질의 에스프레소라고 할 수는 없으나, 크레마가 적거나 없는 에스프레소는 거의 대부분 원두가 오래된 경우라서 맛이 덜하다.
일반적으로 3~4mm 정도의 크레마가 있는 에스프레소를 가장 맛있는 에스프레소로 간주한다는 게 바리스타들의 공통된 견해다.
에스프레소 맛도 맛이지만, 크레마가 가져다주는 비주얼과 향내도 무시 못한다.
에스프레소가 당기는 아침이다. 아니 크레마가 당긴다는 게 더 맞는 거 같다
크레마가 가득한 에스프리소 한 잔과 더불어 신선한 하루를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에스프레소 그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