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장판 구매자

전기매트 무료나눔 190cm x 140cm

by 조각들

엄마가 하도 가져가라 가져가라 해서 억지로 서울로 싣고 온 커다란 전기장판을 그냥 장판으로만 쓰고 있었다. 따뜻해야 할 전기장판인데, 그냥 시원하고 매끈한 촉감이 좋아서 그냥 바닥에 깔아뒀다.


언젠가 자리를 차지한다고 느껴져 당근마켓에 무료나눔으로 올렸다. 잠실에서 어떤 분이 메시지를 남겼다. 친정엄마께 드리고 싶다고 하셨다. 삼십대의 결혼한 여성인가보다 했다. 이튿날 아침 풍납동성당 앞으로 장판을 가지고 나갔다. 환갑은 되어보이는 아줌마와 그녀의 아들이 같이 나와있었다. 아들은 서른 정도 되어 보이는 총각 같았다. 그녀는 알려준 주소 대신 한블럭 떨어진 곳으로 잘못 찾아왔다. 괜찮다는 뜻으로 멀리서부터 허리를 굽히며 열심히 인사하며 다가갔다. 나는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미안한 감정을 제발 느끼지 말라고.


이것을 나눈 것이 잘 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나눔의 과정은 정리와 처리, 절약 그 이상의 무언가였다.


육십대의 엄마가 곧 마흔의 아들에게 보내준 전기장판이 어떤 육십대 엄마를 통해 아마도 팔십대 엄마에게 전해졌다.


3년 후, 당근마켓 앱에서 채팅이력을 찾아 안부를 물었다.


“안녕하세요 전기장판 어머니께서 잘 쓰고 계시나요? 문득 생각나서 메시지를 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답이 오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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