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알음다운 글쓰기> 프롤로그
새해에는 달라질 계획을 세우고 다짐을 한다.
하지만 나는 달라지지 않기로 했다.
여전히 쓰는 사람으로, 글 앞에 앉아 있기로 했다.
글을 쓸 때 일기처럼 쓰지 말라는 말을 참 많이 듣는다.
너무 개인적이고, 너무 날것이고, 무엇보다 사람들은 나의 사사로운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나의 첫 글쓰기는 일기에서 시작되었다. 어린 시절, 숙제로 썼던 일기장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누군가의 문장이 아닌 나의 문장을 만들어냈다. 독자는 나와 선생님, 가끔은 엄마, 이렇게 세 사람뿐이었지만 나는 써야만 했다.
타의로 시작했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자의로 일기를 쓴다. 내가 가장 쓰고 싶은 글, 가장 자신 있는 글이 여전히 일기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재주가 없어도 상관없다. 그날을 살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쓸 수 있는 글이기 때문이다. 애써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순수한 나의 기록.
다양한 형태의 산문이 있지만, 일기야말로 가장 논픽션적인 글이 아닐까. 의미를 만들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그 자체로 진짜인 문장. 그날을 통과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언어가 바로 일기다.
가장 나다운 글이자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글.
좋은 글의 기준을 떠올리지 않아도 된다. 하루를 살아낸 감각 그대로 문장으로 옮기면 된다.
그래서 요즘은 글의 형식보다 글을 쓰는 마음을 더 생각하게 된다. 어떻게 써야 하는지보다 지금 이 마음이 정말 내 마음인지가 더 중요해졌다.
연재 제목인 <이토록 알음다운 글쓰기>에서 ‘알음답다’는 말은 내가 만든 말이다.
배우고 깨닫는 앎과, 고운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은 태도를 함께 담고 싶었다.
이 연재는 완성된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니다. 불완전한 하루 속에서도 배우고, 깨닫고, 그래도 쓰기를 선택하는 한 사람의 기록이다. 대단해지지 않아도, 눈에 띄지 않아도, 그날을 조금은 곱게 통과하고 싶어서 나는 오늘도 쓴다. 잘 쓰기보다, 계속 쓰는 사람으로 알음답게 살아가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