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신도와 정신병자. 누구의 곁에 있어도 썩 달갑지 않구나. 정신병이 없는 자를 광신도라 부르니, 빠져나갈 곳은 없구나.
퀭한 눈과 맑은 눈, 어느 것도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 거울 속 내 눈은 퀭하다. 맑다가도 흐려지고, 흐리다가 또 감기는 눈이다. 다시 뜬 그 눈은 맑으려니, 아니올시다. 내 두 눈은 각각 부모에게 받았구려.
눈은 그 앞을 보기 위함이니, 그 안은 들여다보지 마시오. 내 녹슨 총구를 쑤셔대지 마시오.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