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총량과 종착지는 같음
승진 및 보직 인사발령의 경우 어디 회사를 가나 직간접적인 당사자들의 처한 여건에 따라 잘 되었을 수도 있고 잘 못되었다는 후기가 뒤섞여있다. 왜나하면 각자 놓여진 여건이 제각기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라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연재했던 글들에 자주 등장한 캐릭터 중 한 캐릭터는 2~3년 전에 입사한 선배들을 뛰어넘는 빠른 승진을 하였는데 그 후기가 긍정과 부정이 혼재되어있다. 그 캐릭터의 경우 어린 자녀들과 보내는 시간을 줄여서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상위 간부들의 온갖 업무 및 사적지시를 다 이행한 결과가 빠른 승진인건 당연해 보일 수 있다.
(앞 만보고 달리는 간부들의 노력 아래링크 참조)
그러나 인성에 논란(무분별한 직원 질책-업무 외 앉아있는 자세 등의 사소한 질책, 과자스틸 등)이 되기도 했고, 누구보다 빨리 승진을 하기 위해서 주변 직원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마음을 다치게 하여 그 모습이 다면평가에서도 드러나기도 하였다. 심지어 본인 스스로도 심리적으로 힘들어 하였다.
(관련사례 아래 링크 참조)
한 회사안에 있는 임직원들은 결국 월급을 따박따박 받는 월급쟁이에 불과하고 밖에 나가면 동네 형, 아저씨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리 빨리 승진을 한다고 해도 월급쟁이로서 올라갈 수 있는 직급은 한계가 있고, 월급의 총량은 차를 한 대 더 사거나 할 정도로 드라마틱하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 예를 고무호스를 통해 간이 수영장 수조에 물을 채우는 방법을 들고자 한다.
수조에 물을 채워야 하는 양은 같다. 고무호스의 직경은 똑같고, 고무호스에 연결된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의 속도는 일정하다.
그런데 물을 보다 빨리채우고자 고무호스 끝을 누르면 호스의 단면적은 줄어드나 물이 나오는 속도는 빨라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 시간을 두고 채워지는 물의 양을 비교해보면,
고무호스의 단면적이 줄어드는 대신 물이 나오는 속도를 빠르게 해서 채우나,
고무호스의 단면적은 그대로고 흘러가는데로 일정한 속도로 물을 채우나,
결국 물이 채워지는 양은 같다.
유속은 빨라질 수 있어도 채워지는 물의 양은 같다는 것이다.
회사 말고 구성원들의 직급이 거의 비슷한 학교 선생님들의 집단의 예를 들어보고자 한다.
교감을 거쳐 교장이 되어 퇴직하신 분과 평교사로 퇴직하신 분을 비교하자면,
(모두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 단적인 예로 드는 것임)
학교의 교감과 교장도 회사와 비교를 하자면 상위간부급으로 자리가 한정되어 있다.
교사의 월급 또한 근무연차에 따라 올라가는 구조로서 교장이나 평교사나 차를 한 대 더 살 수 있을 정도의 큰 차이는 없다.
같은 교사집단이기에 비슷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있으니, 서로간의 질투가 당연히 생길 것이다.
그러면 교감, 교장으로 올라가기 위해 서로간의 경쟁이 불가피해지고, 사립학교의 경우 인사권자인 재단의 요구사항을 누가 더 많이 들어주냐의 경쟁으로 올라가냐 마냐가 결정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하루아침에 웃고 떠들면서 가깝고 친하게 지낸 동료와의 거리가 멀어짐은 물론이고, 올라가는데에 걸림돌이 된다 생각되면, 동료교사의 힘듬을 외면할 것이다. 왜냐하면 결점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올라갈데로 올라가서 교장이 되면, 대외적으로는 학교의 대표가 되어 본인의 명예는 올라갈 수 있으나 정작 수십년간 함께 지내온 동료들과의 거리는 멀어지게 되고, 퇴직을 하면 같이 놀러를 가고 싶어도 외면받게 되는 혼자가 되어진다.
반면, 평교사로 퇴직한 교사의 경우 동료의 힘듬을 외면하지 않고, 심리적 힘듬이라도 나누면서 그 관계가 돈독해지고, 퇴직을 해서도 동료후배교사들이 누구보다 먼저 찾는 선배교사로 남게 된다.
빠르게 승진을 하되 함께 해온 동료들과의 관계가 좁아지고, 서로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빠르고 좁게 가냐'
를 선택해도,
때가 되고 흘러가는데로 승진을 하고, 회사를 다니면서 점점 넓게 쌓아온 동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거나 더 넓혀가는 '흘러가는데로 넓게 가냐'를 선택해도,
결국 두 선택의 결과는
월급 총량은 같고, 정년이 오면 퇴직하는 것은 같다.
'화무십일홍'하고도 같은 이치 이다.
어느 것이 맞냐 안맞냐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고,
가치관에 따라 선택을 하면 될 거 같다.
다만 선택을 했으면 후회를 하지 않되,
노력의 결과가 실망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주변 사람들과 형성된 오랜 관계가 깨지지 않거나,
감정상하는 일이 줄어들었으면 하는게 그나마 조그마한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