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소렌토와 카프리

첫 해변도시 야경과 회사를 쉬지않고 다녀야 하는 이유

by 감백프로

적도기니에서 서울 본사로 근무지를 이전한 후 맞은 첫 번째 추석연휴인 2017년 10월,

적도기니에서 근무하는 동안 생각했던 소원 중 하나였던 ‘내 돈 내고 비즈니스클래스 타기’를 실현하기 위해 이탈리아 남부여행을 개시하였다. 적도기니에 근무하는 동안 여러 번 비행기를 타면서 언젠가는 비즈니스를 타고 장거리 비행을 하고 싶었는데, 그 소원을 이룬 것이다.

UAE 최대 항공사의 비즈니스클래스를 타고 서울에서 로마, 로마에서 나폴리, 나폴리에서 소렌토로 이동하였다. 산유국 항공사 답게 비즈니스클래스 좌석과 항공기 뒤편 바테이블은 화려함 그 자체였고, 돈을 벌어 누워서 유럽여행을 가니 ‘이래서 돈을 버는 거구나’라고 느꼈다.


로마에 도착해서 나폴리로 가는 고속열차를 타고, 다시 나폴리에서 소렌토까지 해당지역 사철을 타고 이동하였다. 소렌토에 도착하는 순간 해는 지기 시작하였다.

소렌토에는 군 제대를 하고, 터키와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서, 온 적이 있었는데, 저녁시간에 도착해서 야경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N포털사이트 유럽여행카페에서 만난 동행분들과 함께 구한 에어비엔비 숙소에 1박을 하게 되었다. 숙소 앞은 조그마한 항구가 있었으며, 항구에는 살짝 비린내가 났었다. 그러나 소렌토의 야경때문인지 비린내는 금방 묻혔다.

다음날이 되어서, 메인 여행지인 카프리로 배를 타고 이동하였다.

카프리도 군 제대를 하고 소렌토에 오면서 당일치기로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2박을 하면서 야경을 볼 생각과 골목 구석구석 다닐 생각에 그저 들떠있기만 하였다.

배를 탄지 한 시간 정도 후에 카프리에 도착하였고, 해변과 언덕 마을을 조망할 수 있는 살짝 산 중턱의 에어비엔비 숙소로 왔다. 파란색 바다와 푸른색 숲 안 하얀 건물들로 이루어진 배경은 ‘드디어 복잡한 곳을 벗어났다’라는 안도감을 나에게 안겨주었다. 그리고 딱 하나 아쉬운 점을 느꼈다. 수영을 할 줄 알았으면 하는 점이었다. 그랬으면 더 재밌게 물 속에서 놀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영을 못 하기에 카프리 섬 내부로 깊숙이 들어와서 각종 명품과 기념품 샵들로 가득 찬 골목길들을 발길이 닿는 데로 걸어다녔고, 주택가 인근 테라스 카페까지 가게 되었다.

골목길을 돌아다닐 때는 뜨거운 햇빛이 내리쬠에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배경들 덕분에 지칠 겨를이 없었고, 카페까지 와서야 목이 마르다는 걸 인지하였다. 망고 칵테일을 시켜서 목마름을 달래고,

느긋하게 지중해를 감상하였다.

시간이 흘러 점점 해가 어두워지고 카프리 골목길의 건물들에 조명이 켜질 때, 처음으로 카프리에서의 밤을 맞이하였고, 한적한 골목길을 걷는 것 또한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카프리에서 둘째날, 숙소에서 보는 카프리섬 해질녘 모습은 잔잔하게 들리는 바다소리가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이래서 여행을 여유롭게 해야하는 거구나‘ 라는 걸 느꼈다.


20대 초반에 군 제대를 하고 왔던 곳들이지만, 취직을 하고, 내 스스로 돈을 벌어 내 돈으로 소소한 소원을 성취하고, 여유롭게 일정을 계획하여 과거에는 보지 못한 야경과 느껴보지 못한 편한 마음은 나에게 한 가지 다짐을 하게 하였다.

'마음 편하게 여행을 다닐라면 쉬지 않고 꾸준히 회사를 다니라는 것을'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카프리 섬을 나와 포지타노와 아말피, 그리고 팔레르모를 찍고 온 이야기를 펼쳐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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