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의도
카페에서 어떤 직장인 무리의 공격적인 대화가 들렸다.
화가 가득한 익숙한 직장인들의 말투..
5명으로 이루어진 그 그룹은 같이 일하고 있는 어떤 s기업 출신의 사람을 욕하고 있었다
“거기랑 여기랑 규모가 다른데 일하는게 어떻게 같냐?”
“그사람 거기서 과장이었던데 대기업에서 그정도면 팀원이라 전반적인거 다 알지도 못해“
“맨날 회의시간에 S사는 어떻다 왜그렇게 비교해 ? 그렇게 거기가 좋으면 왜 퇴사한거야? 밀려나서 그런거 아니야? “
“정말 왜 여기오셨어요?“ 라고 묻고 싶다.. 등등
너무 공감 되고 꿀잼이었지만 깊은곳에서 부터 해소할 수 없는 답답함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분들에게도 묻고 싶었다
그렇게 차별대우를 받으면서 왜 거기에 계속있느냐고..
사실 나도 저 사람들의 입장인 적이 있었고,
s사에서 온사람 (그 사람이 누군지 얼마나 쓰레기 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째뜬 그 사람의 입장인 적도 있었다
현재, 그 두 입장이 모두 상관이 없게 되니 그냥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 15년 이상 다녔고 회사라는 울타리 없이 돈 버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퇴사했어요 “ 라고 하면
”왜? 한창 일할나이자나.. 아깝지않아? 그래도 몇년은 더 다니는게 낫지.“ 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왜인지 이상하게도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카페의 화가 난 직장인 그룹의 질문처럼 ‘밀려난거 아니야?’ 라는
나를 깎아 내리고 싶은 질문자의 숨은 의도가 느껴져서 그런지 싶기도 하다.
나는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지만,
앞으로의 나의 행동에 더욱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가끔씩 어떤 모임이나 새로운 일을 하게 되면 능력에 대해 어필을 해야할 일들이 많이 있다.
그럴땐 어쩔수 없이(?) 예전의 직장이 어디였는지 무슨일을 했는지 직급이 어땠는지 등등 말을 하게 된다.
퍼스널브랜드인데 맨날 겸손 겸손 겸손만 할 순 없지 않은가…
그럼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나도 그 s기업 퇴사 후 나온 사람처럼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화와 아니꼬움을 안겨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면에선 그냥 전처럼 명함 한장이면 구구절절 설명이 필요 없던 시절이 참 그립,,, 아니 편했던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