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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영미 Oct 06. 2022

귀촌일기. 5

마당을 둘러보며....

국화는 작은 꽃봉오리를 수도 없이 만들고 있다. 

오랫동안 피고 지고 또 피고 했던 꽃들은 

꽃잎은 져 가고 씨를 맺는다.


마당을 둘러보며  꽃 사진도 찍고 

한참 동안 앉아서 향긋한 냄새도 맡아본다.

구절초 향이 참 좋다.


학창 시절 허리가 잘록한 하얀 칼라를 끼운 군청색 교복 입고 

작은 산 봉우리를 넘어 다녔던 등하굣길.

나지막한 산등성이에 끝도 없이 피어나는 하얀 구절초. 그때 우린 들국화라고 불렀다.


한 손에는 책가방을 들고 또 다른 한 손엔 들국화를 꺾어 들고서 꽃과 눈을 마주 보며 

부드러운 꽃잎으로 얼굴을 쓸어보기도 하고

코를 들이대고 향기를 맡고 또 맡곤 했었다.

가사에 들국화가 들어간 노래는 죄다 찾아 불렀지 아마?

그때와 같은 싱그런 꽃향기가 난다.


마당을 둘러보며 이웃님께 드릴 꽃씨들도 조금씩 모았다.

청하 쑥부쟁이는 절정을 이루었다.

색감이 참 이쁘다. 

보고 또 보고,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봄에 가지를 꺾어 꼽았던 미니 찔레 장미가 

돌담에 정착을 했는지 꽃까지 피었다.

기특한 거~


경산 언니께서 손수 챙겨다 주셨던

능소화 꽃 뿌리를 집 뒤쪽 커다란 오동나무 아래 묻었는데

오동나무를 타고 쑥쑥 커가고 있다.

내년엔 꽃을 볼 수 있겠지?


마당에서 내려다본 우리 마을 아침의 풍경은

평화로움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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