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호 Jun 03. 2024

내 이상형은 메타코미디클럽 같이 즐기며 보는 사람

그냥 일기

원래 이런 제목 되게 싫어한다. 어그로니까. 하지만 이번 메타코미디클럽(이하 메코클)을 보면서 진짜 온몸으로 느꼈다. 김수영이 말했었지, 온몸으로 느끼고 써야한다고. 맞나. 그거랑 이거랑 다르겠지만 개그에 대해서 얼마나 진심인지 진짜 너무 놀랐었다.


https://youtu.be/TatgmW6UhJI?t=3156


썸네일에 민희진처럼 보이는 곽범이 하필 있다. 뭐 이 썸네일만 봐도 코미디가 얼마나 유행과 밈에 예민한지 알 수 있다. 뭐 이 얘길 하려는 건 아니고


22화에 주역은 유영우라는 코미디언이었다. 사실 이번에 처음 봤다. 그냥 뭔 리액션 봇이네 하면서 봤다. 그런데 영상의 마지막 무대에서 (52분 25초) 진심을 다한다. 아니 그전부터 진심을 다했겠지만 우리들 눈엔 진심이 보이기 어렵다. 하지만 저 마지막 무대에서 진심을 다해서 고백한다. 그게 정말 미친듯이 웃겼다. 사실 저 3분의 무대를 이해하기 위해선 50분 가까이 되는 저 영상을 다 봐야 한다. 50분을 투자해서 3분을 미친듯 웃을 수 있지만 사실 이것도 부족하다. 저 개그를 이해하려면 앞선 메코클의 다른 화를 봐야 한다.


난 조훈이 너무 재밌어서 친구를 보여줬지만 친구는 별로 공감을 못 했다. 이건 조훈이 앞선 메코클에서 쌓아둔 서사가 한몫할 거다. 난 저 개그맨이 얼마나 욕을 먹었는지 봤으니까 지금의 물오름이 너무 재밌고 캐릭터가 너무 재밋었으니까.


근데 이렇게 내 취향 소개만 하는 글을 쓰려는 건 아니다. 이번 저 친구를 보며 느꼈다. 아 결국 사람들은 진심에 동요하는구나. 진심이 통하는구나.


노래도 그랬던 거 같다. 그 가수가 얼마나 진심을 다해 부르는지가 감정 전달을 좌우했다. 정말 온 몸으로 진심을 다해 부르는 목소리엔 감동이 있었다. 코미디도 마찬가진 거 같다. 진심을 다해 웃기는 사람에겐 웃음이 난다. 연기도 그랬던 거 같다. 진심을 다해야 그 캐릭터는 진실되게 보였다. 글도 그랬던 거 같다.


나를 돌이켜보자 반성이 됐다. 글은 진실되게 쓰려했지만 내 진심이 담겼던 적이 몇 번 없었다. 연기도 그랬던 거 같다. 내가 한 독백들은 거짓이었으니까. 진심을 보여주는데 실패했다. 가짜 감정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지 못 했다. 내가 진짜로 느끼고 말해야 진심이 통했다.


그 단순한 진리를 메코클을 보면서 느끼게 됐다. 그래서 난 훗날 메코클을 같이 보면서 웃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정말 한 달에 한 번 올라오는 1시간짜리 메코클을 너무 행복하게 볼 거 같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그 사람은 개그에 열려있는 사람일 거다. 


사실 개그에 열려있는 사람은 덜 예민한 사람처럼 다가온다. 혐오가 근간이 된 거 같은 요즘에 예민하지 않은 사람은 귀하다. 사실 이게 애매하다. 예민하다고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그런 사람과의 연애는 나도 지쳤던 거 같다. 


훈련병의 죽음이 최근에 핫했던 거 같다. 지금도 그런 거 같고. 중대장의 신상은 검색하면 쉽게 나왔다. 남녀 갈등은 아마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을 거 같아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싸우지마세요, 라고 내가 너무 모르는 것들이 많은 거 같고



작가의 이전글 단편영화 후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