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젊은이여 뉴욕으로 가라!
뉴욕
서러운 눈물은 비행기타자 마자
건조한 공기 속
안구의 습기로 증발되고
나는 정말 온 우주가 도운 뉴욕에
그저 꿈인지 생시인지
탕진되는 퇴직금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여주처럼 설레었다
출발부터 행운으로 당첨된
아시아나 눕코노미부터
쫄았던 입국심사에도 불구
나이스한 질문 몇 가지로 끝나고
밤 열두 시에도 안전한 지하철과
인종의 멜팅팟답게
비 내리는 센트럴파크에서
브라탑과 레깅스 조깅족들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던 시선
그럼에도
아침마다 뷰티풀 외치는 도어맨
나이스 스커트 어디서 샀냐고
스몰토크하는 사람들
에비뉴마다 다른 문화
블록 돌면 영화촬영지들
모두들 겁주던 할램에서도
코리아 원더풀 외치는 사람들
고풍스러운 아름다운 도서관과
매주 하루 예약제인 무료 미술관
두 번이나 당첨된
로터리로 저렴하게 보는 뮤지컬
사악한 물가에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는
곳곳에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월스트리트와
당당한 노숙자들 사이에서
뉴욕에서의 성공은
곧 세계에서의 성공이라
꿈을 이루려고 온 세계의 젊은이들
너무나 부러웠다
이십 대에 왔더라면
난 브루클린에서 접시 닦았을 텐데
나의 지난날들이 스쳐 지나간다
영문과를 꿈꾸던 학창 시절
영어 학원을 다닌 직장인 시절
그 막연한 동경에도
해외에서 산다는 꿈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이제서라도 남은 인생은
꿈이라도 꿔도 되지 않을까?
여름에는 시원한 곳
겨울에는 따뜻한 나라
반백의 뉴욕이 남긴 것은
남은 인생은 꼭 한 곳에만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내가 살 곳은 내가 정한다는 것
그런 용기를 준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