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냐고 묻거든

5. 가짜를 거르는 힘

by 테사

코로나라는

예기치 않는 복병을 겪으며

여행이란 이제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죽기 전 후회 없을

인생 로망이 돼버리고

보복여행이라는 무시무시한

단어 나타났고

티브이에선 온통 여행 프로가

대리만족이라도 하듯이

어서 나서라고 부추기고 있었다


나 또한 이런 부추김에

편승하는 건 아닐까

꼭 코로나 전 세 배의 가격으로

형편에도 맞지 않는

허세를 부리는 건가

뜬금없는 자아반성까지


여행을 준비하며

도서관도 가고 블로그도 읽고

유튜브로 사전 예습도하고

오픈채팅방에서

아들딸뻘 친구들과

아니 친구라고 믿고 싶은 사람들과

음성 채팅도 하고

정보의 바다에서

과도한 정보를 쭉쭉 흡수한

말 그대로 초짜였다

진짜 토할 것 같은 시간이었다


혼자 다녀온 여행 이후

이제 나는 그 어떤 정보도

믿지 않는다

아니 찾지 않는다


다녀온 사람들의 정보는 감사하지만

그것이 결코 나의 여행은 아니다


그곳의 계절 온도 공기

음식까지 같다 해도

무수히 많은 찰나를 남긴

시간의 흔적인 사진도

결코 나와 다른 것들이니


다녀온 자의 조언을

무조건 믿지 말며

다녀와서 묻는 사람들에게

감히 조언하지 말며

여행프로의 아름다운 뷰가

결코 다가 아니며

다녀온 척하는 가짜와

다녀왔지만 다 알지 못하는

나를 경계하고 구분하


그중에 남의 정보와 경험을 믿고

자신의 것처럼 느끼는

가짜 여행자들이 너무 많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산다 해도

태어나 쭉 산 토박이라 해도

우리는 우리의 것 만 볼뿐

나는 그냥 내가 보고 듣고

먹고 마시고 느낀

나만의 에피소드가 다 인

잠깐 스쳐 지나간

이방인 여행자일 뿐인 것이다


자신의 들뜬 느낌에 도취된

거울의 방에 갇힌

나를 경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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