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아일랜드로 가 기네스를 마셔줘
동남아에서 겨울을 보내고
나는 10년 만에 유럽으로의
대장정을 가리라 숙제처럼
다짐하게 되었다
코로나 이후 경비는 두 세배 올라
패키지조차 유럽을 돌려면
한 달에 천만 원이 훌쩍 넘었고
석 달이나 함께 할 사람은 없었다
그래 또 혼자 가야지!
누군가 데려가 줄 사람을
기다리기엔 시간이 없잖아
유럽 어디로 들어가서
어디로 돌아서 나올 것인가
시작은 이랬다!
아일랜드 기네스는
과연 다른 맛일까?
기왕 가는 유럽인데
와이너리 투어도 있도
위스키투어도 있는데
마음을 확 끄는 흑맥주
런던에서 무료 미술관을 보고
에든버러 위스키투어를 하고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간 이유
꼭대기 인피니티룸에서 마신
소용돌이치는 기네스를
앞에 두고 나는
왔노라 보았노라 마셨노라!
반백의 대구 촌년이 혼자서
아일랜드 더블린까지 와서
기네스 흑맥주를 마시는 모습이란
펍에서 낮술 하는 알코홀릭 천국
그 외에도 아일랜드 미술관과
예이츠 오스카와일드
대기근에서
최고 GNP의 나라로
너무나 정감 가는 사람들
더블린에 와서야 드디어
여기서 살아봐도 좋겠네
관광이 아닌 여행을 하게 된 나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은
바다 건너서나 그 어디에서든
일용할 양식을 위하여
아침 교통체증을 견디며
아이들을 픽업해 주며
이른 아침 가게문을 열며
술 한잔으로
하루의 시름을 잊는다
그러니 부디 아일랜드로 가
기네스를 마셔보자!
너와 나 우리의 삶은 그저
특별하지도 남루하지도 않으니
사람 사는 건 다
거기서 거기다
그렇게 서유럽
이탈리아 일주
산티아고순례길
동유럽
북유럽
발트 3국
24개국 64개 도시의
80일간의 유럽일주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