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핑크빛

잡담

by Zero

우리는 항상 꿈을 꿉니다. 늘 오늘보다 더 나은 삶을 말이죠. 제가 미혼이다 보니 주위에서 결혼을 하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러면 저는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키우는데 드는 현실적인 돈이라는 경제력을 이야기하죠. 그러면 그들은, 와이프도 맞벌이하며 돈을 벌고 또 재테크도 어떻게 어떻게 하면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는 핑크빛 전망을 이야기하죠.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우리 같은 서민이 경제적으로 부유해질 확률과 빈곤해질 확률 중 어느 것이 더 가능성이 많을 것인지를요. 분명히 위로 올라가는 확률보다 아래로 떨어지는 확률이 더 높지 않겠습니까. 그게 서민이라고 일컬어지는 우리 빈곤자들의 특징이지요. 물론 삶에 희망을 갖는 것은 좋은 것이지요. 그렇지만 우리쯤의 나이가 되었을 때는 현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직시하는 것이 그 희망을 꿈꾸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더 중요할 것입니다. 우리는 같은 서민은 모두 외나무다리를 걷는 삶입니다. 한 순간 잘 못 디디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다시는 올라올 수 없는 외나무 다리요. 그러니 막연하게 핑크빛 희망만을 이야기하기에 이제 우리는 세상을 너무 잘 알고 나이도 만만치 않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걸 인정하느냐 아니면 끝까지 인정하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이죠.

keyword
작가의 이전글거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