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는 어떤 책을 읽었을까
커버사진 출처: V라이브
아가씨의 '숙희'부터 정년이의 '정년'까지,
김태리는 털털해 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분석적이면서 큰 그림을 보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하면서 연기를 한다. 데뷔한 지 불과 9년 차. 김태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똑 부러졌을까?
태리의 어머니는 독서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으로, 그녀에게 다양한 책을 추천해 주었다. 집에 많은 책들이 있다 보니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독서에 친숙해졌다. 대학교 입학 전까지는 소설책을 즐겨 읽었다. 이때 읽은 문학 작품들이 인간의 내면을 깊이 탐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이후에는 문학, 철학, 과학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두루 읽었는데, 깊이 있는 통찰을 주는 책, 자기 발전과 인간 이해에 도움 되는 책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정상급 연기자로 거듭난 지금도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많은 책을 읽으며 인간의 심리와 감정,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운다고 한다.
그녀는 한 권의 책을 완독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읽는다. 재미없어서 안 읽히면 그 책을 놔 버린다. 다른 책을 뒤적인다. 당장 땡기는 책으로. 하지만 마찬가지로, 다 읽지 않는다. 재미없으면 그냥 놓고, 다른 책 보고 그런 식으로 여러 책을 번갈아 보는 게 그녀가 책을 읽는 방식이다. 어찌 보면 이동진 평론가와 비슷한 독서법인 셈이다.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다양한 책을 통해 인간의 심리와 감정을 이해하고 맡겨진 캐릭터에 완전히 동화되는 찐배우 김태리. 지금부터 그녀가 인생책으로 꼽은 10권을 살펴보자.
1.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2.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3. 아몬드 - 손원평
4. 채식주의자 - 한강
5.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6.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7.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 사이먼 싱
8.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9. 데미안 - 헤르만 헤세
10. 소년이 온다 - 한강
* 내가 읽은 책, 읽지 못한 책
*책에 표시된 독서 난이도
읽기 쉬움: *
약간 쉬움: **
보통: ***
약간 어려움: ****
읽기 어려움: *****
1.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이 소설은 인생의 본질과 인간의 선택, 그리고 삶의 가벼움과 무게에 대해 철학적으로 탐구한다. 주인공인 토마스와 테레사, 그리고 사빈나와 프란츠의 관계를 통해 자유와 책임, 사랑과 배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태리는 이 작품을 여러 번 읽으며, 매번 새로운 통찰을 얻었다고 한다. 그녀는 특히 '삶의 무게를 감당한다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를 선택해야 하는 인간의 숙명'이 가슴 깊이 와닿았다고 전했다.
연관 캐릭터: 영화 아가씨의 '숙희'
이 책은 인생의 가벼움과 무게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탐구한다. 숙희는 아가씨에서 자신의 역할과 진실 사이에서 갈등하며 선택을 내린다. 이 과정은 삶의 무게를 받아들이는 책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2.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이 책은 한국 SF 문학의 대표 작가 김초엽의 첫 단편집으로, 과학 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삶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다룬다. 총 10개의 단편이 실려 있으며, 우주 이민, 인공지능, 이종 간의 교류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동시에, 인간의 감정과 정체성을 잃지 않는 따뜻한 시선이 돋보인다. 김태리는 이 책에서 과학적 상상력과 인간성을 결합한 스토리에 깊이 매료되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미래에 대한 통찰을 주는 동시에,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라고 평가했다.
연관 캐릭터: 영화 승리호의 '장선장'
장선장은 김초엽의 소설 속 여러 주인공들과 닮은 점이 많다. 그녀는 기술 발전의 장단점을 직접 체험하고, 개인적인 아픔과 사회적 문제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찾아가는 독립적이고 복합적인 캐릭터이다. 그들은 과학적 사고와 인간적인 고민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며 미래를 개척한다.
3. 아몬드 - 손원평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알렉시티미아’를 가진 소년 윤재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을 담은 성장 소설이다. 윤재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특성은 그를 따돌림과 고립으로 이끌지만,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점차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김태리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의 공감 능력과 소통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특히, 감정이 결핍된 상태에서조차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윤재의 모습이 큰 감동을 주었다고.
연관 캐릭터: 드라마 스물다섯스물하나의 '희도'
드라마 스물다섯스물하나의 '나희도'는 자기표현에 솔직하고 넘치는 열정으로 관계를 만들어가지만, 감정적으로 복잡한 상황에서도 관계를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둘 다 성장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4. 채식주의자 - 한강
한강 작가의 대표작으로, 주인공 영혜가 채식을 선언하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인간의 욕망, 폭력, 그리고 자유를 탐구하는 소설이다. 강렬하고 독특한 문체와 서사가 돋보이며, 여성의 내면과 사회적 억압을 심도 있게 다룬다. 김태리는 이 소설을 읽고 강렬한 이미지와 주제 의식에 매료되었다고 밝혔다. 인간의 본능과 이를 억제하려는 노력 사이의 갈등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독서 난이도: ***
연관 캐릭터: 영화 아가씨의 '숙희'
채식주의자는 억압받는 여성이 스스로를 변화시키며, 사회적 억압과 폭력에 저항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숙희는 강렬한 내적 변화를 겪으며 억압적인 환경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둘 다 억압받는 여성의 해방과 내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5.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며, 이를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철학적 에세이. 프롬은 사랑을 '주기 위한 능력'으로 정의하며, 이를 통해 인간이 성숙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태리는 이 책이 사랑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사랑은 노력과 이해가 필요한 기술이라는 점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연관 캐릭터: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혜원'
사랑의 기술은 사랑을 실천적 기술로 정의하며, 관계에서의 노력과 이해를 강조한다. 리틀 포레스트의 혜원은 고향으로 돌아와 스스로를 돌보며 자연과 사람들 사이에서 사랑과 삶의 본질을 찾아가는 캐릭터란 점에서, 이 책의 메시지와 연결된다.
6.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시간을 초월한 독특한 구조와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이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편지와 상담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킨다. 나미야 잡화점을 통해 등장인물들은 작은 기적을 경험하고, 서로 연결된다. 김태리는 이 소설을 읽고 '작은 친절과 배려가 다른 이의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인간의 연대와 공감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게 되었다고.
독서 난이도: **
연관 캐릭터: 드라마 스물다섯스물하나의 '희도'
나희도는 드라마 속에서 친구와 가족, 연인을 통해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성장하고, 따뜻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이 책의 주제와 유사하다.
7.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 사이먼 싱
17세기 수학자 페르마가 남긴 난제를 푸는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낸 과학 교양서. 저자는 수학적 논리뿐 아니라 페르마 정리를 둘러싼 인간의 열정과 도전 정신을 담아냈다. 김태리는 이 책을 읽으며 수학이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인간의 창의성과 집념을 보여주는 분야라는 점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연관 캐릭터: 드라마 정년이의 '정년'
두 작품 모두 끈질긴 도전, 비주류의 선택, 공동체의 협력, 그리고 사회적 영향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공유한다. 정년이의 강한 의지와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낸 도전 정신은 앤드루 와일즈의 집념, 성취와 닮아 있다.
8.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이 작품은 주인공 요조의 고독과 절망, 그리고 인간 세계와의 단절을 다루며,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녹아 있다. 다자이의 담담한 문체는 더욱 깊은 슬픔을 전달한다. 김태리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 내면의 복잡성과 어둠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요조가 느끼는 고독과 소외감이 그녀에게 강렬한 울림을 주었다고 한다.
연관 캐릭터: 영화 아가씨의 '숙희'
인간 실격은 인간의 고독과 소외를 다룬다. 아가씨의 숙희 역시 사회적 억압과 부조리 속에서 고독을 겪으며 자신만의 길을 찾는다. 두 작품은 인간의 내면과 어두운 현실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9. 데미안 - 헤르만 헤세
자아를 발견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고뇌와 갈등을 다룬 소설. 주인공 싱클레어는 데미안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을 직시하고, 세상과 화해하며 성숙해 간다. 김태리는 이 작품이 자신의 성장기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자아를 발견하기 위해 어둠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그녀의 마음에 깊이 남았다고.
독서 난이도: ****
연관 캐릭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애신'
데미안은 자아를 찾아가는 성장 소설이다. 미스터 션샤인의 고애신은 가문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길을 선택하며 성장하는 캐릭터이다. 그녀가 겪는 내적 갈등과 선택의 과정은 이 책의 메시지와 닮아 있다.
10. 소년이 온다 - 한강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역사적 아픔과 개인적 트라우마를 심도 있게 다룬다. 한강은 아름다운 문체로 잔혹한 현실을 담담히 풀어낸다. 김태리는 이 소설을 읽고 '과거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책을 통해 역사적 사건의 인간적인 면모를 깊이 이해했다고.
독서 난이도: ***
연관 캐릭터: 영화 1987의 '연희'
소년이 온다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아픔과 인간성을 다룬다. 1987에서 연희는 민주화 운동에 연루된 가족과 주변 사람들로 인해 고통을 겪지만, 용기를 내어 진실을 마주한다. 둘 다 역사적 아픔과 인간적인 고뇌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