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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봄 Oct 27. 2022

시간은 흘러

여름이 지나 가을이 찾아오면서 하루가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는 느낌이 든다. 잠시 숨을 돌리고 돌아보면 무거운 눈꺼풀에 눈을 뜨기 힘들었던 아침이, 바쁜 일상을 보내며 나를 챙기려 애썼던 하루가, 어떻게 한 주를 보낼지 막연했던 한 주가 금방 지나가 있어 눈을 비빈다. 속절없이 흘러가는 하루를 붙잡지 않으면 기억은 꼭 사라질 것만 같다. 삶에 휩쓸리듯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나는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도 하루하루 달라지는 감정과 생각들을 붙잡아 글을 쓴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데에는 계절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오는 시간이 당겨지면서 늦지 않은 시간인데도 하루를 꼭 마무리해야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뜨거웠던 지난 여름과는 다르게 이번 가을은 삶에 있어 무던해진 모습이다. 이틈을 타 쌀쌀해진 공기로 피부를 스치는 가을바람에는 응어리진 마음들과 해결되지 못한 미련을 조금씩 흘려 보낸다. 모든 걸 끌어안고 있던 내가 이토록 덤덤해진 모습은 묘한 느낌을 안겨 준다. 흘러가는 하루를 토대로 눈이 쌓이듯 글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어느새 겨울이 와 있을 것 같아 옷깃을 여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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