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그 배라는 거죠?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969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구백 육십 구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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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세우스의 배. 여러분은 이 문제에 대해 아시는 지, 혹은 어떻게 접근하실 지 궁금하다. 먼저 테세우스의 배라는 화두가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자면, 테세우스는 미노타우르스를 물리친 아테네의 영웅이자 국왕이다. 활동 시기에 어려움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무사히 배를 타고 돌아온 테세우스에 사람들은 열광을 했고 그를 기리고자 테세우스의 배를 기념물처럼 보존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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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가 달라지고 시간도 많이 흐르면서 테세우스의 배도 목재로 만든 배라 여기저기 썩거나 손상을 입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배를 수리하면서 이전의 부품을 새로운 부품으로 갈아끼우니 문제가 발생한다(다른 이야기도 있다지만 배만 다루자). 자, 그럼 이 배는 진정한 테세우스의 배인가? 아니면 테세우스의 배가 아닌가? 무슨 말이냐면 테세우스의 배의 모습은 유지가 되었지만 새로운 부품들로 갈아끼우면서 정말 테세우스가 탔던 배의 원래 부품들은 사라지게 되었고 달리 보면 테세우스의 배 모양처럼 생긴 새로운 배가 탄생되었다고 볼수 있는 데 어떻냐는 질문이다.


정체성의 문제. 배의 모양을 변함 없이 유지하고 있으며 그 부품을 만들어 낸 재료인 목재까지 완벽히 맞는다면 여전히 테세우스의 배다라고 할 수 있겠고 반대로 아무리 변함없는 모습이라도 이루던 하나하나 퍼즐들이 완전히 달라졌으니 근본적인 테세우스의 배가 아닌 모방품이다라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후자의 주장은 만약 이전에 테세우스가 아테네까지 배를 타고 돌아오면서 혹시 모를, 자기들이 알지 못하는 어떤 서사가 담긴 배의 외면에 흔적이 남아 있었다면 갈아끼우면서 사라졌기 때문에 완전하다 볼 수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선원의 낙서라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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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미 아테네로 돌아온 배는 상할 대로 상해 피해가 누적된 상태의 배인지라 복구를 해도 생생한 나무로 해서는 아니되고 그만큼 오래된 나무로 만든 판자로 갈아끼워야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아니한다라는 추가의견과 실제로 운행이 가능했던 배이니 복구를 하더라도 진짜 배를 타고 나가봐야 테세우스의 배라는 생각 등등이 있겠다. 그래서 무엇이 테세우스의 배일까?


이는 오늘날 문화재의 딜레마도 떠오르지만 정체성 혹은 본질에 대한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나의 뇌피셜로는 테세우스의 배는 의미를 "어떻게", "왜" 부여했는 지를 파악하는 데 집중해야 하지 않을 까 생각 한다. 아테네 인들이 테세우스의 귀환을 기념하고 행사를 만들면서 테세우스의 배는 일반적인 배가 아닌 집단 서사의 가치로써 기능하는 기념품이 된다. 만약 부품을 갈아끼우니 마느니 진짜 모습과는 사뭇 다르니 등등에 주안점을 둔다면 수리만 하는 아테네인들에게는 배 자체가 귀하기 때문일 지 모르지만 제 3자가 와서 "ㅋㅋㅋ 따개비 엄청 붙어 있는 저 배가 뭐 그리 잘났다고"라고 외쳐도 상관없다.


왜냐하면 그가 보기에는 그냥 낡은 목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위엔 경비병이 있고 화단이 꾸며져 있으며 사람들이 배 근처를 지나갈 때 마다 경건하게 침묵한 채 지나가노라면 제 3자는 아테네인에게서 그 배가 사람들에게 엄청 중요한 배임을 알아차리고 자신도 몸을 사릴 것이다. 즉, 정체성은 현실적인 측면에서 모습도 모습이지만 그렇게 된 원인과 이유가 정체성을 완성했다 볼 수 있지 않을 까?



969회 오늘의 해석 : 테세우스의 배, 정체성과 본질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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