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36
벽돌시리즈 백삽심 육 번째
"밥도 뜸을 들여야 맛있는 법이여" 머릿속에 갑자기 떠오른 메시지다. 다들 해돋이 보러 슬슬 아니, 이미 출발해서 전국 각지로 흩어진 모양인데 내 고향 지킴이인 나는 집에서 글을 쓴다. 못다 한 편집을 후다닥 하느라 바쁘다. 누구나 해 뜨는 것을 다들 안다. 동쪽에서 해가 뜨는 것을. 그래서 확정적인 사실로써 새해가 되면 다들 24년 새 해의 새 날을 위해 해돋이를 보러 간다. 해가 뜨는 것은 당연한 거니까.
해가 안 뜨면 어쩔 것이여? 해가 안 뜨는 날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그런 건 상상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런 만고불변의 진리에 사람들은 자연스러움 그리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 어떠한 감정적 동요는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해가 뜨지 않는다면 전 세계 사람들은 엄청난 동요를 할 게 자명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극복과 성장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작심삼일과 안 좋은 일만 겪어 그것대로 타성에 젖어버린 사람은 부정적이고, 힘든 감정과 상황이 매일 해가 뜨는 것과 같은 본인만의 사실이다. 왜냐하면 매일 그렇게 살아왔으니 맨날 짜증과 우울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갑자기 누군가 친근하게 다가온다거나 어떤 일이 잘 풀리면 도리어 의심을 하거나 자신은 그럴 만한 자격이 없다고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문득 바라보고 상상해 보면 나는 약간 소름이 돋는다.
어느새 겪은 현상과 경험들이 쌓여서 그게 본인의 일상이 되어버려 자연스러운 시간이 된 것을 보면, 셀리그만의 학습된 무기력과 같은 현상처럼 스스로를 옭아매거나 선을 그어버린다. 안타까우면서도 정작 입장 바꿔 생각하면 아마 나도 그럴 것 같고 그래왔던 것 같다. 반대의 경우를 살펴보자. 매번 잘 풀리고 웬만하면 순탄하고 감정적으로 심한 요동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게 이미 디폴트 상태인 것이다.
그래서 매번 장밋빛 낙관주의에 휩싸여 잘 지내는 것이 그에겐 일상이다. 그래서 평생을 그렇게 살아와서 어떤 문제점이나 부정적인 그 무언가를 접하면 거부하거나 쉽게 동요하지 않는 장점도 있다. 어떻게든 미소를 지으려 애쓰려 하며 이겨내려 극복한다. 다만 부정적인 편향에 인간은 더욱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쪽으로 이목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에 무조건적 낙관주의의 토대는 굉장히 불안하고 한번 무너지면 되레 좌절의 깊이도 커질 수도 있다.
해가 뜨지 않는 반대의 상황을 전혀 생각조차 못하는 경우처럼 대부분의 문제는 부정적인 감정과 상황에 시달리며 넘어가지 못할 것 같은 장애물에 나와 모두가 서있다. 근데 대놓고 말하면 과거를 비추어보면 여태껏 그런 상황만 닥쳐서 앞날도 똑같이 보이는 건 어쩌면 맞는 말, 사실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희망이고 나발이고 변화는 사치요, 성공은 낭만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다.
다만 너무 선을 빨리 그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가끔 책에서는 어릴 때부터 기둥에 사슬로 발이 묶인 아기 코끼리가 나중에 성체가 돼서 건물만 한 크기로 성장해 사슬은 껌 하나쯤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도망가거나 저항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온다. 코끼리에겐 시간이 지나 봤자 어차피 보이는 건 묶여버린 사슬이요, 눈앞에 보이는 사육사와 공간이 전부다. 그 이상의 것을 경험해보지 못한 채 평생을 그렇게 살다가 이내 삶을 마감한다.
해가 뜨지 않은 날도 받아들일 수 있는 큰 관점과 인내는 성장과 극복하는 자의 기본적인 소양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울함이 시야를 굉장히 좁게 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반대의 경우인 행복하거나 기쁜 감정일 때는 뭐든 좋게 보이고 개방적인 것을 감안하면 시야가 굉장히 넓어져 있다는 것, 더군다나 어떤 꿈을 꾸거나 목표를 삼을 때는 자기 현 상황 밖의 것을 추구하는 것을 보면 넓은 시야는 굉장히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아는 것이 힘이란 말도 어쩌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