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에너지다. 어떤 행동을 하는 데 있어 감정이 곧 동기부여이고 힘이 되기에 감정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 서구권 학자들은 스타트랙의 스팍을 비유로 들며 설명하기도 한다. 감정보단 이성에 몰빵 된 외계인의 무표정한 모습, 그리고 인간들이 극도로 분노하거나 불안해하면 의아해하는 등의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최대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등 어쩌면 불완전한 인간이 보기에는 스팍의 능력은 굉장히 부러워할만한 것이다.
그러나!(MBC 서프라이즈 성우톤처럼) 감정 없는 인간은 뼈 없는 인간과 같다. 우리는 감정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지만 감정이 없다면 이성이고 뭐고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다른 인간과 공감한다는 것은 큰 연대의식과 사회적 동물로써 자연에서 살아남아 군림하는 자리에 오기까지, 그리고 군대의 망루처럼 불안, 분노의 감정들은 그러한 외부의 대처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살아남게 도와주는 아주 뛰어난 능력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문명이 들어서고 시간이 지나고 뇌가 어느 정도 발달한 문명인들은 산적한 문제들에 대해서 이성이라는 능력으로 문제를 사리분별하고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했다. 그러한 이성의 창조물은 과학의 발전으로 오늘날 현대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서사시를 보여준다. 더군다나 오늘날 개개인들은 사회생활이나 직장에서 업무를 볼 때 감정이 앞서면 큰 손해라는 것을 알고 문제 해결을 하거나 원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한 삶을 살다 보니 감정보단 이성을 더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다.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이성과 감정은 인간의 가장 핵심적인 무기다. 그런데 감정에 대한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와 위의 스팍처럼 합리적인 인간을 꿈꾸는 사람들도 많다. 학자들은 감정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미 한 입으로 말한다. 감정은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요소라는 것. 부정적인 정서는 위의 환경에 대한 대처도 마찬가지지만 현대에 들어와서 호랑이가 사라졌다 한들 호랑이 같은 사람들과 문제들은 여전하다.
그것들을 대처하기 위해서 불안함과 걱정은 미래를 대비하고 현재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행동하게 하여 취업이라든가, 저축이라든가 자기 삶에 안전함을 추구하기 위한 트리거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긍정적인 감정들은 "옳지 잘한다 더 해봐 더!"라는 느낌으로 현재 자기가 하고 있는 행위에 대해 마치 자동차가 주유소에 기름 넣고 다시 출발하듯 에너지를 부여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감정 없는 인간을 상상하는 것은 차라리 SF 우주전쟁 스토리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아 왜 나는 자꾸 화가 나는 거지?', "아 너무 신경 쓰이고 걱정되네"하는 경우들은 정신질환적인 측면이 아니고서야 당연히 일어나는 감정들이고 그런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자연스러운 문제들에 대해 벽을 쌓으면 뭐 하나? 매번 쓰나미가 몰아치는데. 그런 괴리감 때문에 더욱더 힘들어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좋은 감정, 나쁜 감정 구별해 봤자 기분만 더 안 좋아질 확률만 생긴다.
좋은 감정만 매번 느끼기란 당연히 불가능하다. 외부 환경요소가 일절 개입하지 않고 만일 진공포장된 하얀 감옥이라면 어떻게든 좋은 감정만 느끼기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살다 보면 무수한 환경의 변수들은 잔디밭에 풀 자라듯 생긴다. 감정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본인 손에 달려있고, 부분적으로 본인이 만들어낸 텃밭에 기초한 부분이 있다. 예전에 썼던 일기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감정과 이성에 대한 부분이 눈에 보였다. 책을 읽고 그대로 써놓은 기록이 있기에 재미 삼아 공유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