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감소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44

by 포텐조

벽돌시리즈 백사십 사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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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나오는 게 이상한 주제가 오늘 당연히 나왔다.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 다들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자가 처한 상황과 위치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나오기 앞서 조국의 앞날을 걱정하는 군인 멤버가 발제를 했던 것이다.

평균 0.7명 정도의 한국의 출산율이 OECD국가에서 독보적인 저출산률을 자랑하며 이대로 가다가는 나라 망조 들렸단 소리 나오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였다. 다들 문제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고 있어서 이야기는 순조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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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멤버는 저출산에 대한 각자만의 이야기를 듣고자 했는데, 수도권 편중현상이 나왔다. 모든 정경사문 인프라가 서울에 몰빵 되어 있으니 사람은 몰리고 집값은 올라가는 현상이 저출산에 일조한다는 것이었다. 흔히들 꼰대로 대표되는 몇몇 중년들은 "아이를 왜 안 낳냐 얼마나 좋은 세상인데.. 라떼는 말이야"를 시전 할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안 낳는 게 아니라 못 낳는 것이다.


멤버 중 한 명은 동물들이 번식하고자 하는 본능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인간도 동물이기에 마찬가지다라며 다만 환경이 불안하고 생존에 위험이 가해지면 번식은 커녕 자기 몸 하나 지키기에 급급한 자연의 이치처럼 인간 사회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에 나는 공감이 많이 갔다. 80년대의 한국과 지금의 한국은 무려 40년의 시간 차이가 있다. 아직도 80년대 생각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은 소위 젊은것들이 왜 저러고 있는지 모를 수도 있다.


정신상태가 약해빠져서, 우리 때가 험한 일이 더 많았다고 하는 경우가 이전 세대의 논리 중 하나인데 그것조차 80년대의 개개인이 처한 상황과 2024년을 맞이하는 우리의 상황은 판이하게 다르다. 그 부분은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예전과 다르다는 게 오늘 내가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로 발언했다. 당시에는 국가 혹은 민족주의적 개념이 강해서 "애국"이라는 개념, "반공"이라는 개념은 통했을지 모르며 대가족의 형태는 여전히 굳건하던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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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은 "애국"하면 막말로 "틀니"로 맞받아 친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반공을 바라보는 개념처럼 저출산에 대한 문제의식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내가 알기론 당시에 맬서스트랩 이론에 근거하여 자칫 인구과잉사태에 대한 문제 우려로 "한 아이 낳기 운동"이 전두환 정부 시절 시행되었다 하는데 결론적으로 완전히 망한 셈이다. 그런 문제를 고스란히 중국도 산아 제한정책을 밟아나가다 결국엔 다시 순풍산부인과로 전환했다.


대가족의 개념 혹은 "우리가 남이가"로 대표될 수 있는 집단의식이 흐릿해지고 각 개인의 권리가 우선시되는 지금. 그동안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부르고 부러워하던 나라들과 똑같이 이미 우리나라도 선진국에 분류된 지 꽤 되었다. 그래서 선진국들의 문제가 대한민국에도 고스란히 적용될 수밖에 없다. 유럽도 지금 저출산과 고령화에 시름시름 앓고 있는데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이례적으로 한국이 더더욱 저출산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어찌 됐든 나는 이데올로기적인 측면에서 개인의식 강화와 비롯된 워라밸, 자기 활동에 대한 집중으로 인해 부분적으로 결혼하고 나서는 자기의 시간을 할애하고 희생을 해야 하는 양육에서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는 이미 다른 멤버들이 다들 잘 말해주었다. 지방분권화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고 최근에는 너무 흥미로웠던 나머지 저출산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교수 특강을 듣고 왔다는 멤버도 있었다.


교수의 말에 따르면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결국엔 인구 절감은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다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저출산이 아니라 저출산이 가져다주는, 윗세대를 책임지는 다음세대들의 부담이 여러모로 가중된다는 것으로 듣고 왔다는 것이다. 당장 지금만 해도 국민 연금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과 나날이 커져갈 노인층의 표심과 반짝이슈로만 나타나는 청년층 표심이 이를 대변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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