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185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백팔십 오 번째
성장일기 6권을 마치고 7권에서 뵙겠습니다 :)
나라의 흥망성쇠에는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흥과 망의 원인을 다들 잘 알 테지만 내부 단속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전이나 부정부패가 일상화되면 그 나라는 망조가 들린 거나 다름없기에 암덩어리를 신속히 제거 못하면 그대로 폭삭망한다. 마찬가지로 예전에 "몽골과 영국"편에서 말했지만 국가를 개개인 한 사람의 특성으로 비추어 본다 해도 그대로 들어맞는 경우가 있다.
덩치가 컸던 몽골은 집안관리 제대로 못해서 망한 거고, 영국도 점차 덩치는 커지며 내전도 겪고 내홍이 있었지만 안정시키며 수백 년간 국가 내실을 발전시켜 나가 제국시절 최강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래서 사람도 아무리 외부로 보이는 모습이 잘나 보여도 실제로 허우대만 멀쩡한 경우라면 폭삭 망하는 건 시간문제다. 거만함, 자만심과 자신감은 결이 다르듯이 외부로 비치는 자신감과 내부에서의 자신감은 다르다.
전자는 허세일 가능성이 있고 후자는 굉장한 에너지다. 물론 자신감 있는 사람이 포즈도 자신이 넘치거나 실제로 자신 있게 행동할 가능성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자신감이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하는가? 만족감은 또 어디서 온다고 생각하는가? 또 좋은 감정들이 어디서 비롯된다고 보는가? 결국 자기 자신이다. 가끔 패턴 아닌 패턴을 보는데 정치시사를 좋아하긴 하지만 누구는 거기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그쪽 진영에 감정을 과다 투영하는 경우도 본다.
이는 스스로에 대한 좋지 못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연약한 모습을 애써 외면한 채 좀 더 거대한 스케일의 자신과 동일시되는 존재에게 집중해서 위로받는 것이라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회피하는 행위라고 보인다. 나도 그런 면이 있기에 생각해 보니 그런 것 같다. 스토리가 있는 연예인에게 열광하는 것, 자수성가하는 사람에게 좋은 이미지가 있는 것도 대리만족을 통한 "스스로"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를 있는 그대로를 본다는 것은 쉽지 않다. 마치 거울 앞에 나체로 선 자신을 보는 것 같다. 이불킥 할 수 있는 여러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 자책을 하는 경우도 많다. 아무리 단단한 쇠도 바람과 공기에 의해 녹이 서서히 생기듯 이런 장면들을 외면하다 보면 스스로를 좀먹게 된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남도 아니고 스스로에게 혼자 말하는 것도 버겁다. 그래서 본인에게 솔직해지는 것이 생각 외로 평생 동안 못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그런 외부의 수많은 변곡점과 비판을 감내할 만큼 강인한 멘탈. 흔히 스포츠계에서 선호하는 정신력이라 부르는 그것은 결국 본인을 잘 다스리는 것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잘 다스리는 것이 본인을 컨트롤하거나 통제의 느낌이 강하지만 과연 자기 자신에게 얼마나 잘 대해주고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잘하고 있다", "괜찮다 충분하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던져주고 있는지 묻는다.
시답잖은 자기 위로라고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프니까 청춘이다식이 아니냐며 비웃을 수도 있지만 그거랑은 다른 것임을 굳이 말하면 글만 늘어진다. 우울증의 개인의 심리적 요인을 뽑노라면 자기 자신의 지나친 평가절하가 많다. 남들한테 욕먹기는 싫어하면서 정작 제일 중요한 자기 자신이 스스로 욕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니 있던 에너지도 싹싹 긁어모아 내던지는 것과 같다.
"아니 제발 신이 계시다면 제 아픔을 좀 들어주세요!"
"네가 문을 닫고 있는데 어떻게 들어주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