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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Jun 08. 2024

호다닥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297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구십 칠번째



빨리 올려야햄! 후딱 귀가하니 어느새 11시가 되었다. 요근래 심심풀이 땅콩 플러스 영어공부도 할겸 엘리스의 저서 중 하나를 원서로 주문했다. 오후에 받자마자 바로 도서관 직행을 했다. 그가 세상을 떠날 때 까지 논문기계라고 불리는 알버트 반두라와 마찬가지로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며 책도 수십권을 내서 어떤 책을 가지고 따라 써볼까 하다가 그의 삶과 철학이 담긴 책을 발견해서 그것을 택해 번역해보기로 했다.




ㅔ...영어는 맞는데요. 이게 대체 무슨 소리죠? 뛰어난 21세기 기술을 빌려 번역을 시작한다. 방법은 하나하나 뜻풀이 해가며 하는 것이 아니라 원문 그대로 옮겨 타이핑해서 번역된 것을 한문장 한문장씩 음미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하다보니 처음에는 괜찮다가 문장이 어색해지면 이미 답은 나와있으니 어떻게든 이해해보려 애쓴다. 그러다가 도저히 뭐라하는 지 모르면 그냥 일단 패스. 


동기 부여된 채로 시작한 작업은 어느새 금새 사그라드는 이유중 하나, 그리고 책의 앞부문 항상 손때가 묻었던 것은 힘이 너무 빡! 들어간채로 하나하나 이해하려고 애쓰기 때문이였다. 그래서 작년부터는 가볍게 읽고 차라리 여러번 읽는 것이 마음이 더 편하다는 것을 알고 그렇게 하기로 했다. 영단어랑 영문장은 그렇게 하고는 있지만 원서를 들입따 받아 쓰는 것은 생각보다 고된 일이다.


"아이고..말좀 끊어라 왜 이렇게 길어"라고 궁시렁 대며 타이핑하며 말한 부분이 그 전 문장을 대상으로 짚고 있는 건지 아니면 현 문장의 주어를 이야기 하고 있는건지 헷갈릴때도 많다. 모르겠다. 이또한 경험이 알려주리라 생각하고 무식하게 돌진해본다. 하지만 그의 특유의 경박함? 유머는 원문에서 잘 살아 있었다. 당위성에 대한 비판으로 masturbation(자위)을 MUSTurbation으로 바꿔 꼬집는 것을 읽어 볼수 있었다.



아무튼 나몰라라 시작한 일 "원문 번역해보기"를 하면서 이론을 다시 공부하며 되새기는 작업을 하리라 생각하며 무작정 해본다. 도중에 뻗을수도 있다는 보험하나는 들어놔야겠다. 그나마 위안이라는 점은 책의 글씨체가 우리가 흔히 해보던 꼼수인 텍스트 크기를 몇단계 더 높여서 레포트 분량을 제출할때 채우기 위하듯이 책의 폰트도 일반적인 사이즈가 아닌 1.5배는 큰 것 같아 어쩌면 잔소리하지말고 끝까지 해내라란 일말의 혜택인듯 하여 다행이다.


책 한권을 가지고 한달이든 두달이든 계속 붙들고 살아보는게 어떨까란 심정. 신학생들도 성경을 읽거나 원문을 찾아보며 성경 한권가지고 붙들려보는데 왠지 그게 멋있어 보이는 철없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진득하게 한권가지고 오랜 시간을 보내면 뭔가 뿌듯하고 있어보이는 간지가 있을거란 뇌피셜도 한몫한다. 나중에 자랑거리 리스트에 하나 더 넣으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


아무튼 "어ㅏㄴ안돼 글써야댐!"하고 도서관에서 노트북을 들고 나왔다. 거기서도 쓸수는 있겠지만 편히 하려고 얼른 귀가했다. 맨날맨날 글쓰는게 쉽지는 않지만 어쩌다 한번 못쓰면 억울할거 같아요...네.. 그래서 호다다닥 달려와 써본다. 그리고 혹시 빼먹게되면 중요한 일이 있거나 지인짜 하기 싫을때만 빼먹고 싶다는 요망한(?) 생각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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