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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Jun 29. 2024

외부 충격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316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십 육번째


비가 한 바가지 퍼붓기 시작했다. 집돌이 특성을 본격 발휘하여 내 방에 있었다. 다른 이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운전하는데 시야확보가 어려울 정도로 움직이기 힘들었다고 했다. 오늘은 에어컨 바람을 조용히 맞으며...음..다시 껐다. 춥다. 여튼 누군가에게는 비 오는 날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면 누군가에게는 최악의 날이 될수도 있음을 볼 때 최악의 경우가 우리 곁에 찾아온다면 어떨지 생각해보았다.



예전에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서술했엇지만 모든 변수를 예측하고 통제하고 예방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며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상황이 발생했으면 그걸 수습하든 극복하든 간에 결국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심적으로 미리 준비되어 있으면 어느정도 충격은 가실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글로써 뭔가 표현하니 굉장히 부정적이고 암울한 뉘앙스를 풍길지 모르나 발생한 상황에 대해 직면하는 작업은 사실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다.


대다수의 스트레스가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데 내가 생각했던 사람의 배신이라던가 앞과 뒤가 달랐던 언행을 보게된다면 대단히 실망하게 되고 큰 충격에 휩싸이기도 한다. 누군가 말했듯이 애초에 기대를 안하면 배신도 안당하는 법이라고 하는 데 살아가면서 기대를 전혀 안하고 살아갈수는 없다. 누구든 타인에게 기대하고 아끼는 타인이라면 이렇게 저렇게 행동하리라 믿고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새 등에 비수꽂듯 180도 돌아버리면 내 머리도 돌아버릴 지경이다. 그동안 공들여왔던 인간관계라던가 같이 하던 일과 추억들이 모조리 부정당하는 그리고 막막하고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고 어느새 매몰되어 버린다. 누군가에게 대단히 애정을 갖고 믿고 왔으나 그런 배신감에 자다가도 벌떡 깬다고 하기도 하며 식음을 전폐하기도 한다.


최악의 경우를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정말 맞이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기도 한데, 본질은 세상에 별의 별일이 다 일어난다는 것이며 그런 일이 나한테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건 능력과 노력, 재주의 문제 모두 아니다. 외부 상황에 맞게 닥쳐오면 막을 방법도 없고 그냥 맞이하는 수 밖에 없다. 궁극적으로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충격을 맞이하는 상황을 보면 제 3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안타깝고 씁쓸하고 같이 고통을 분담하고 싶기도 하지만 정말 내가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든 뭐든 인간관계에서 믿고 의지하고 애정해왔다하더라도 다른 누군가도 똑같이 그렇게 영원히 계속 해준다는 보장이 없다. 안타깝지만 진리에 가깝다. 그래서 이런 당위성에 대해 내려놓게 되더라도 여전히 마음 아프고 힘든 건 틀림없다.


다만 넘어졌다 다시 일어서는 속도에 있어서 차이는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수 밖에 없다. 비단 인간관계의 영역이 아니더라도 일적인 부분이나 천재지변이나 건강상의 문제들도 언제든 일어날수 있고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까 누구나 맞이 할 확률은 언제든 있다. "세상은 이래야 하고 내 가족은 저래야 한다!"라는 암묵적인 기준을 마련해놓았다면 거대한 쓰나미 앞에 힘없이 무너지는 목조가옥과도 같은 내가 되어버린다.


상황은 벌어지고 밥도 제대로 안들어오는 상황은 언제든 닥쳐오나 결국 이런 당위성에 대해 다시 재고해봐야할, 또 불편한 진실을 맞이하는 법도 학습해야하며 가만 보니 어쩌면 무언가 수동적이였다는 생각도 든다. 즉 상대방이 이래야 되고 세상은 저래야 된다는 것이 그렇게 설정되어 있다 판단하여 순간 어긋나버리면 아무것도 못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당위성을 내려놓고 예를들어 "나는 그 사람에게 사랑을 충분히 준게 중요하지 그 인간이 비수를 꽂든 내 알바가 아니다"라는 능동성, 즉 삶의 주체성을 가진다면 사실 외부변수에 의해 똑같이 흔들리더라도 이 악물고 또 다시 일어나는 힘은 생길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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