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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Jul 13. 2024

디테일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330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삼십 번째



사소한 것에는 힘이 있다. 작은 것에는 힘이 있다. 거만한 자에게는 겸손함을 알게 해주고 힘든 자에게는 희망의 단서를 제공해준다. 우리는 그것을 업신 여기기도 하지만 그것만큼 가장 확실한 것은 또 없다. 그것을 멀리하는 자에게 한때 무시했던 결과가 그대로 찾아오게 된다. 찰나의 순간, 모든 것이 결정짓는 순간에도 그동안의 디테일이 결국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작은 것의 중요성은 일상에서의 습관, 삶 전반에 관한 긍정적인 변화를 도모하게 되는 가장 첫 단추이며 시작이기도 하다. 많은 부분을 소화하려던 때에 얼마 지나지 않아 제 풀에 지쳐 금새 망각하게 되는 것도 결국 작은 것은 불필요하다 여기고 큼직만한 성취만을 바라기에, 또 하루 빨리 그런 변화를 맞이하고자 하는 과도한 욕심이 불러온 말로이기도 했다.


내가 뜻하는 대로 살아가는 데 있어 어쩌면 작은 것이라도 계속 해본적이 있는가? 정말 극히 아주 몇달에 한번 물을 줘도 되는 선인장보다 더 독한 키우는 사람의 무기력이 선인장을 결국 말라죽게 하는 것을 보면 경이로운 수준이며 그런 나에게 감탄을 할 정도였다. 이는 깜빡하기도 하고 미루기도 하며 매순간 적절한 시점을 찾던 모습에서 흡사 환상의 유물을 위해 찾아 떠나는 철없는 모험가가 떠올랐다.


모든 것이 하기 싫어질 때 쯤, 또 모든 것을 놓고 싶어질 때 쯤 설거지 조차 하기 싫어지고 책상위 비닐 껍데기 치우는 것도 힘이 든다. 항상 큰 상황, 큰 행동만이 이 모든 상황을 헤쳐 나갈 것이라는 마음은 단연코 도움이 되지 않았던 고집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런 무능감이 관점에 따라 계속되어 왔다면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 마음속에선 희망이 생기게 된다.



지저분 한 방과 내 몰골에서 변화는 찾을 수 없지만 안에서는 뭔가 달라지게 됨을 느낀다. 보이는 것은 그대로인데 마음은 어느새 몇 초전과 다르게 변해 있음을 느낀다. 작은 것을 하나 건들여 보며 기약없는 변화에 대해 문을 두드리는 것은 너무 작고 사소하기에 여전히 그대로인 것 같단 생각이 항상 든다. 누가 연락이라도 와서 "당신은 이렇게 달라지고 있고 세상 어디쯤에서 행운을 물어다주려고 조금씩 오고 있답니다"라고 피드백이라도 주면 좋을려만 그런 것도 없다.


묵묵히 작은 것을 계속 하고 있을 때 얄밉게도 보이지 않던 변화는 조금씩 드러나게 된다. 그 순간은 아무도 모른다. 꾸준히 하다가만 알게 된다. 내가 여기까지 왔음을. 하루에 많은 것들을 하려하지 말라. 때론 외부에서 닥쳐오는 많은 것에 에너지를 급히 투입해야 할때가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것이고 내가 하고자 하는 것에는 고삐를 붙잡을줄 알아야 한다.


애초에 크게 시작하다가 여러번 중도 포기를 했다면 다시 바꿔서 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많이 나가다가 실망만 한다면 반대로 아주 적게 하지만 오래 가는 것은 과연 어떠한지 스스로 실험한 적, 경험한 적이 있는가? 너무 나가다가 체력이 소진되면 천천히 가는 것만도 못하는 경우는 이미 거북이와 토끼의 교훈에서 익히 알고 있다. 내가 보기에도 형편없이 사소하고 누가 보기에도 형편없이 작아보이는 그것이 정답일지 모른다. 별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것. 오늘 작은 것을 과연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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