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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Jul 16. 2024

일상 메뉴얼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333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삼십 삼번째



모든 조직, 기관, 단체에는 그에 맞는 행동강령이 존재한다. 어떤 가치관 혹은 이익등을 위해 모인 집단에게 일사불란한 행동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부여받은 개개인의 행동들은 집단의 이익과 부합하게끔 움직인다. 그게 회사가 되었든, 봉사단체가 되었든, 국가든 가족이든 말이다. 어떤 분명한 혹은 가시화된 스탠다드가 제시되어 있다면 삶에서 대처능력은 보다 두드러질 것이며 심리적 혼란상태도 다소 잦아들것이란 생각이 든다.



심리치료에서 여러 기법 중 하나가 이와 유사하다. 삶에서 기대될 만한 것을 찾아보고 그거에 맞게 행동하도록 격려한다는 틀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마치 메뉴얼화 된듯 한 일상을 살아가는 방법들이 있다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면 상담때는 울고 웃고 하면서 속 시--원하게 이야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해소되며 통찰을 얻기도 하지만 사실 못을 박는 결정적인 부분은 내담자가 집으로 돌아갈때부터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문제되는 부분에 맞게 확실하고 분명한 특히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적어놓고 그것을 보고 재학습하며 일상에서 똑같은 상황이 된다면 그 메뉴얼대로 행동하게 하는 것이다. 이 부분이 집단 그리고 사회에서만 통용되는 방법이 아니다. 개인의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메뉴얼 자체가 집단내 개개인에게 어떻게 하라고 알려주는 것이니 마치 그것이 공적인것 혹은 형식상의 문제로만 비추어질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개인이 삶의 메뉴얼을 만들어보고 실천해본적이 있느냐 묻는다면 대다수는 없을 것이라 대답할 것이다.


문제는 메뉴얼을 우습게 본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급상황이 되면 메뉴얼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차이다. 아예 모르는 상태에서 안절부절 하는 것보다 어느정도 인지하고 그것을 들여다보면 문자 그대로 실천한다기 보다 그 방향대로 나아갈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또 생각해보면 메뉴얼은 메뉴얼 그자체로만으로도 심리적 안정감을 부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 생각해보자. 직장내 인수인계를 받는다 치면 친절히 알려주는 것은 좋지만 뭐라도 손에 잡히거나 가시화된 어떤 문서라도 보면서 하는 것이 나중에 누가 가르쳐주지 않을때는 그거라도 있으니 크게 혼란함을 겪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예전에도 서술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형식상의 문제들은 지금당장 필요하지 않은 혹은 뭣하러 하냐라는 생각이 지배적일것이지만 심리적 혼란을 방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예전에는 회사내 슬로건이 달려있는 것을 보면 참 유치하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곰곰히 지켜본다. 그냥 어느새 장식으로만 달려있는 전혀 지켜지지 않는 슬로건이라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마 진정성을 느끼기 힘들것이다. 그래도 극소수 일지라도 만약 그 슬로건이 진심이고 몇년을 가더라도 그 슬로건대로 움직이려 한다면 그것은 어느새 고유의 정체성이 되기도 하고 슬로건을 중심으로 어떻게 이뤄내야 할지의 일종의 시스템화가 될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급할때 전화 할 곳이 112나 119라고 떠올리는 것처럼 평소에 위급한 상황이 닥쳐오면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 주먹구구식으로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가? 아니면 나름대로 잘 해내고 있는가? 심리적 혼란이 유발되는 이유는 자극을 통해 학습하는 우리 인간은 가시화 되어있지 않고 자극이 존재하지 않으니 재학습한다거나 상기시키기가 쉽지가 않기에 막상 닥치면 어쩔줄 몰라한다. 머릿속으로만 넣어놓고 있다가 된통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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