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지 말고 유턴하세요!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346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사십 육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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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미터 앞 유턴입니다" 네비게이션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는 잘못 빠진 길에서 다시 돌아가게 안내해주고 있었다. 차선이 많은 경우 그리고 차선끼리 간격이 가까울 경우 어디로 빠질지 순간 혼란하기 쉽다. 그러다가 미리 들어가 버린 차선에 얼마 지나지 않아 신호음과 함께 안내가 바뀐다. 또 도착 시간도 늘어난 건 덤이다. 우리가 가는 여정에도 실시간으로 안내해 주는 네비게이션이 있었으면 참 좋겠지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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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자 했던 자잘한 습관 키우기가 매일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는다. 기분에 따라 달라지고 마주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느 날은 한 그릇 뚝딱하듯 가볍게 해치우는 반면, 어느 날은 하기 싫은 100가지 이유에 대해서 고민에 빠진다. 이런 여정 속에 본인의 의지가 꺾였다고 생각해 좌절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리고 이내 얼마 가지 못하고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나도 요 근래 글쓰기를 제외하면 몇 가지가 누락되어 며칠째 안 하는 경우가 생겼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그냥 더워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예전처럼 돌아오는 경우가 생겼다. 몇 가지만 집중해도 될 텐데 교만의 씨앗이 어느새 자리 잡았었는지 여러 개를 벌려놓는 바람에 놓치거나 놓치게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가짓수를 줄이려고 한다. 늘려놓았던 것이 너무 시기상조였었나 보다.


새해가 시작된 지 약 240일. 그리고 남은 120일. 여전히 미루기와 전쟁은 계속 중이다. 이번 경험으로 한 가지 생각해 볼 점은 돌아갔어도 거기서 끝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눈물의 깔딱고개를 만나면 호다닥 안전지대로 다시 도망치기 바빴는데 이번에는 도망쳐도 다시 유턴해서 계속 이어지게 해야 한다는 점이 내게 와닿았다. 며칠만 하고 끝내는 경우 다시 처음부터 다짐하고 시작하는 유치한 상황을 맞이했는데 이번 경우엔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 또한 과정 중 하나로 보는 것이 이롭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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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아니면 도 식으로 예전에는 중도에 작심삼일 하거나 포기하다가 며칠 혹은 몇 개월 지나고 다시 도전할 때쯤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다짐과 함께 시작하며 마음속에 높으신 분들의 테이프 커팅식을 진행하듯 나 또한 그러는 경우가 많았지만 매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니 맥이 빠지는 건 다반사고 가지 않은 길이 수두룩해서 왜 여전히 여기에 머물고 있나라고 한탄만 하고 있었다.


지금도 그런 부분에서 온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다만 얼마 못 가 빠뜨린 경우 재 시작을 하기보다 다시 거기서부터 짚고 끊어진 사슬을 다시 덧붙이고자 하는 쪽으로 노선을 바꾸었다. 공부 같은 경우 했다가 중도에 놓아버려 대게 이전에 했던 학습들을 까먹어서 처음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어쩌면 그러지 말고 중간에서 다시 복습하는 것이 사기를 유지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물론 처음 다시 돌아가서 익히는 것 때문에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중요한 점은 계속한다는 측면을 부각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생각하는 것과 다시 계속한다는 생각의 차이는 전자는 쳇바퀴를 다시 타야 한다는 느낌이 강하지만 후자는 도중에 포기한 것 그리고 앞으로도 똑같이 작심삼일 할 수도 있는 부분을 과정 중 하나로 보게 끔 해주지 않나 싶다. 결국 완벽주의 적 시각이 가미되어 하루 이틀 안 한 것 가지고 작심삼일이라 판단하여 반동현상으로 딴짓하다가 다시 마음 다잡고 처음부터 하겠다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 처음부터 하겠다는 생각이였다는 점이 내게는 걸림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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