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53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오십 삼 번째
감정의 소용돌이 한 복판에 내가 있노라면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사실 말로는 혹은 글로는 실컷 떠들어도 막상 내 입장이 되면 그대로 실천하기가 무척이나 힘들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과연 스스로 감정을 잘 절제하시는가? 상당히 쉽지 않으실 것이다. 감정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녀석이라 예측하기가 쉽지 않고 통제하기도 쉽지 않다.
신나는 기분에 취해있다가 어느새 한참 머리를 싸매고 있는 나 자신을 보노라면 감정의 역동성은 일반적인 역동성과는 차원이 다르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라는 노래 가사처럼 매몰된 감정은 나를 파악하는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감정에 따라서 나에 대한 메타인지가 바뀌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좋은 기분이면 아무래도 나에 대해 좋은 점수를 줄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거의 청문회 오다시피 나를 털게 된다.
감정은 신호다. 지금 내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문득 나 자신을 확인하노라면 어떤 감정인지 파악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스스로 의식적으로 파악하지 않는 한 감정에 정복당해 그 감정대로 행동하게 된다는 말이다. 다들 본인의 감정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파악하기 쉬운데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는 뼈아픈 부분은 바로 이런 부분들이다. 우리가 흔해 빠져 그냥 흘려보내는 어떤 포인트들이 생각보다 너무나 많다.
한 가지 더 안타까운 점은 이런 부분들을 놓치고 놓쳐 문제의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다른 것에 계속 집중하고 포기하기를 반복한다. 일례로 자신이 스스로 의지박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가 부족한 점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부족한 점에 몰두하다가 좋지 않은 감정에 사로잡혀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매몰되는 경향이 있다. 생각보다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스스로 나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조차 자신의 감정이 순간적으로 어떤 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당신의 감정에서 내뿜어지는 소리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어떤가?. 사실 백날 말로만 떠드는 경우가 나 조차도 많기에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다. 설령 감정을 파악한다고 해서 그다음 조치로는 답이 안 나오는 경우가 있고 양보하지 않는 어떤 것 때문에 감정이 유지되는 경우가 있다.
중요한 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다. 이전의 당신이 자체 판단을 했는 지 아니면 아예 안 했는 지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자각하는 것조차 도움이 된다. 흔히들 자존감 어떻게 높이냐고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인데 그것도 뭐가 깔려야 탑을 쌓지, 울퉁불퉁한 땅에서 어떻게 무언가를 쌓을 수 있을까? 나를 아는 작업이 기반이 되어야만 그것에 맞추어 나를 만들어 나간다고 생각한다.
나도 답답하고 다른 이의 사연도 답답한 것은 뻔한 걸 안 하니까 계속 문제가 지속되는 것이다. 장담컨대 백날 부어봤자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밑 빠진 독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자기 자신을 파악하는 일이 대단히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다. 마치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느낌이고 이미 바라보는 것 자체가 나에게 감정을 가진 상태이고, 억지로 나를 좋은 쪽으로 바꾸려 한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첨언하자면 현존하는 나를 바라보는 것은 억지로 나를 좋은 쪽으로 이끌려는 답정너 방식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좋게 바라보는 누군가는 균형을 찾을 수 있는 상당히 밸런스 있는 작업이다. 전자의 "억지"느낌은 이미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편향이 강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느낀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