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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Dec 12. 2024

내 맘 속 밤비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82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팔십 이번째


밤에 비가 내리는 것을 보면 감수성이 풍부해진다. "밤 비"라는 단어가 왠지 모르게 나에게는 울림이 크게 다가온다. 그냥 가끔 비 내리는 오밤중에 맨 몸으로 맞고 젖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무언가 무의식의 외침을 표현하고 싶은 자아의 또다른 모습인 듯 싶다. 위축되고 주저앉는 나 자신이 대 놓고 비를 맞는 것이 강렬한 솔직함과 표현의 욕구를 분출하려는 걸까?



여러분은 어디서 이런 울림이 느껴지시는가? 가끔은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싶은 경우가 있고 가끔은 하염없이 눈물만 흐르는 경우가 있다. 자아의 두드림을 그냥 내버려두면 계속 안에서 썩어 문들어져 들어간다. 뜬금없이 눈물이 울컥하는 경우가 있다. 웅장한 곡을 들었을 때나 환희에 젖었을 때 그런 느낌이 든다. 밤 비 속 서있는 나 자신은 괴로움의 표출을 승화하고 비의 촉감에 충실하려는 역동적인 욕구이지 않을까?


힘들 때는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쌍욕을 하는 경우가 있고 이를 앙다문채 버티고 버티려 한다.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경우가 있고 끝까지 감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불안과 평화, 슬픔과 환희 사이에서 시소를 타다보면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때문에 아등바등 살아가는가?", "왜 나는 고통을 계속 받아야만 하는 걸까?" 종종 억울하고 집어삼키려는 피해의식을 느낀다.



"그렇게 여기지 않으면 내가 살 수 없다" 아집과 신념사이에 또 다시 나를 저울질 하며 이런 생각이 맞는 지 묻고는 한다. 감수성인지 비인지 모를 젖은 어느 날 밤에 이성을 다시 되찾노라면 무너지는 둑을 다시 수리하고 또 수리한다. 아직은 모르지만 거기서 단단함이 찾아오지 않을 까 싶다. 사람이 힘들 때 본심이 나온다고 흔히들 말하듯이, 힘들 때 자아를 테스트 받는 것 같다.


어쩌면 그런 생각의 응집을 밤 비로부터 나를 유추해낸다. 밤 비의 풀리지 않는 단서로 여전히 알쏭달쏭 수수께끼이긴 하지만. 내가 자아실현을 하면서 마침내 승화해내어 양 극단의 중간에 자리 잡을 때쯤 그 답을 어느정도 알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그 과정, 생각의 흐름에서 언제나 아무말 대잔치를 하며 모든 이 속에 찾아 온 밤 비를 위로한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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